10억원 이상 ‘금융부자’ 13만명 넘어… 6개월 새 12조↑

입력 2011-12-18 19:21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액 자산가인 ‘슈퍼리치’가 13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은행의 지난 6월 말 수신통계를 근거로 분석한 결과 ‘슈퍼리치’가 13만여명이라고 18일 밝혔다. 통상 금융자산 중 예금자산 비중이 40%가량이라는 가정 아래 5억원을 초과한 저축성 예금 대부분(8만6000계좌, 324조원)과 1억원 초과∼5억원 이하 저축성 예금(47만5000계좌, 90조원)의 10%가량을 슈퍼리치가 보유한 것으로 추산했다. 1명이 1계좌를 소유하고 있다는 가정 아래 계좌 수를 슈퍼리치 숫자로 추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1억∼5억원 이하 저축성 예금을 보유한 자산가의 일부도 주식과 보험 투자금액 등을 합치면 금융자산이 10억원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10% 정도를 슈퍼리치의 수로 추산했다”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주가하락, 가계부채 급증 등으로 전체 가계 금융자산이 급감하는 것과 달리 ‘슈퍼리치’의 금융자산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통계에는 5억원 초과 저축성 예금 계좌가 8만2000개, 잔액 312조원이었다. 불과 6개월 사이 계좌는 4000개, 금액은 12조원이 불어난 것이다. 특히 5억원 초과 저축성 예금이 전체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70%에서 45.51%로 5.81% 포인트나 급증했다.

또 2002년과 지난 6월 말을 비교해 보면 8년여 만에 10억원 초과 저축성 예금 계좌 수는 110%, 금액은 230% 늘어났다.

고액 자산가가 보유한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금융업계의 ‘슈퍼리치 잡기’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슈퍼리치에 특화된 점포는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운영하는 4개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증권사·은행을 포함해 8개사, 16개로 확대됐다. 새롭게 가세한 곳은 미래에셋·SK·한국투자 증권과 KB국민·신한·하나 은행이다. 삼성생명도 조만간 슈퍼리치 전담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성태경 이사는 “고액 자산가의 자금 유치가 금융회사 사활을 건 승부처가 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