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학은 졸업해도 취직 안돼”… 대학가 ‘인터넷 훌리건’ 비상
입력 2011-12-18 19:12
입시철을 맞아 인터넷에서 특정 대학을 악의적으로 헐뜯는 ‘대학 훌리건(hooligan·공공장소에서 떼를 지어 난동을 부리는 젊은이)’이 기승을 부려 대학마다 비상이 걸렸다. 최근 악성 댓글을 단 회사원 등 18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이화여대처럼 일부 대학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대학 훌리건은 포털이나 입시 관련 사이트에서 모교를 홍보하고 경쟁 학교를 깎아내리는 극성 네티즌을 일컫는다. “A대학은 취직이 안 된다”와 같이 선입견을 드러낸 글이나 “수능 점수는 B>C>D대학 순”처럼 서열을 매기는 글이 많다. 사실 여부가 검증되지 않은 악의적인 글이 인터넷에 확산되면 해당 학교는 이미지가 손상되고 수험생은 혼란을 겪는다.
서강대는 학교 비방 글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학교 내부 게시판에 “정시 접수를 앞두고 본교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이 난무하고 있다. 학교 측에서 강력 대응할 예정이고 재학생도 사례를 발견할 경우 홍보팀으로 알려주기 바란다”고 공고했다. 서강대 관계자는 “학교가 이런 신고를 받는 것은 처음”이라며 “신고받은 내용 중 심각한 것이 있으면 법무팀과 논의해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주대는 지난달 학교 홈페이지 ‘아주존닷컴’에 ‘사이버수사대’를 개설했다. 재학생이 총학생회에 “학교를 비방하는 글에 적극 대응하자”고 주문함에 따라 만들게 된 것이다. 현재까지 12건의 신고가 올라와 있다. 주로 포털이나 입시 커뮤니티에서 발견한 학교 비방 글과 글쓴이 아이디를 알리는 내용이다.
아주대 총학은 지속적으로 학교를 헐뜯어온 훌리건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총학 관계자는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글이 확산되는 현상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어 강력 대응키로 했다”며 “법적 대응 수위를 놓고 학교 측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학생의 요구로 악성 댓글이나 허위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학교도 있다. 경희대는 이달 초 재학생들로부터 “학교에 대한 악의적 비방이 인터넷에 넘쳐나고 있다. 학교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항의를 들었다. 경희대 관계자는 “주요 포털과 입시 사이트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학교 비방 글이 적발되면 해당 사이트 관리자에게 삭제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