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로비 끝은?… 임채민과 만나는 등 문어발식 청탁 시도

입력 2011-12-18 21:39

이국철(48·구속기소) SLS그룹 회장이 SLS조선 워크아웃 저지와 검찰 수사 부당성을 호소하기 위해 정치권, 고위 공직자, 검찰 간부 등을 상대로 문어발식 청탁을 시도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임채민(53)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식경제부 1차관이던 2008년 말 이 회장을 차관 집무실에서 만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장은 신재민(53·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면담을 주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에 지경부는 금융감독원 등과 조선업계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이 회장은 당시 면담에서 업계 8위였던 SLS조선 측에 유리한 중소 조선업체 합병방안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SLS조선은 2009년 1월과 3월 발표된 1·2차 워크아웃 대상 6개사에서 제외됐다가 같은 해 12월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갔다.

이 회장 공소장에는 “신 전 차관이 2008년 11월 SLS조선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주무부서인 지경부 고위 공무원과 면담을 주선해 달라는 이 회장 청탁을 받고 주선해 줬다”고 돼 있다. 임 장관은 “금융위기로 조선업계 사정이 좋지 않았고 업계 의견 청취를 위해 관계자 3∼4명과 30분 정도 현안을 얘기했다. 신 전 차관이 주선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구명을 위해 접촉한 것으로 확인된 인사는 신 전 차관, 이상득 의원 보좌관 박배수(46·구속)씨, 김준규 전 검찰총장에 이어 임 장관까지 계속 늘고 있다. 수사는 검찰 고위층 연루 의혹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2009년 10월 신 전 차관에게 창원지검의 수사 무마를 청탁했으며 신 전 차관이 이후 ‘도와 달라는 전화를 했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자신이 직접 만난 검찰 간부가 김 전 총장 외에 1명 더 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총장과 이 회장을 연결시켜준 대영로직스 대표 문환철(42·구속기소)씨의 행적도 주목하고 있다. 문씨는 검찰 로비 등 명목으로 7억8000만원을 받아갔는데, 이 돈은 박배수씨에게 건넨 6억원과는 별개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