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18대 대통령선거 1년 앞] 여야 대대적 체제정비 시동… 4월총선 정조준
입력 2011-12-18 18:23
18대 대통령 선거일(2012년 12월 19일)이 꼭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본격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정치권이 대대적인 체제 정비에 돌입한 가운데 대권 주자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내년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8개월 앞서 총선이 치러진다는 점이다. 내년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대선 주자들의 향배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권 대선 주자에겐 정권 평가 성격이 강한 총선이 대선 전에 치러지는 게 부담이다. 한나라당 구원투수로 나선 박근혜 전 대표 역시 총선에서 1차 성적표를 받게 된다. ‘탄핵 역풍’ 당시처럼 박 전 대표가 ‘위기관리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느냐 여부가 총선 성패의 관건이다. 문제는 탄핵 역풍 때보다 상황이 더 어렵다는 점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18일 “그때는 이미 결과가 나온 후라 민심 수습에 주력하면 됐지만 지금은 대통령 친인척 비리와 ‘디도스 사태’가 어디로 튈지 몰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중도 유권자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정치개혁으로 내년 총선에서 2004년 당시 여당이 얻은 121석 이상을 확보한다면 박 전 대표의 대권 행보는 강한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지난 18대 총선이나 17대 대선보다 객관적인 상황이 좋다. 하지만 정치전문가들은 “‘박근혜’라는 대주주가 있는 여권에 비해 야권에는 대주주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약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다 선거를 앞두고 대선 주자를 만들어내는 ‘판짜기 메이커’가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민주개혁진영인 ‘통합민주당’과 진보진영인 ‘통합진보당’이 두 갈래로 총·대선에 나설 경우 김영삼, 김대중 후보의 단일화 실패로 여당 후보에게 패한 1987년 대선 사태가 내년에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전 대표 지지율을 능가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권 도전이 불확실한 가운데 안 원장이 기성 정당 틀 속에 편입될 경우 ‘안철수 신드롬’이 가진 대중적 에너지가 소멸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따라서 야권이 대대적 혁신과 함께 통합하는 재편에 성공하느냐가 정권 탈환의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시대정신 선점 여부 역시 대권 향배를 결정지을 요소로 꼽힌다. 정치컨설팅 ‘오감’의 엄경영 이사는 “젊은층의 분노와 좌절을 보듬고 서민경제 활성화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미국 등 주변 국가의 정권 교체 시기에 선 굵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가 대권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