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대위’ 누가 함께할까… 최측근에도 “알려고 하지 말라”

입력 2011-12-18 23:38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당 쇄신 작업을 할까. 19일 출범하는 ‘박근혜 표’ 비상대책위원회의 인적 구성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어떤 인사들을 등용하느냐에 따라 그의 쇄신 의지와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주말 동안 고심을 거듭했다고 한다. 최측근 인사들에게도 “미리 알아봤자 괜히 구설에만 오르니 (비대위 인적 구성에 대해) 미리 알려고 하지 마세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친박근혜계 인사는 18일 “(친박뿐만 아니라) 여러 채널을 통해 추천받지 않겠느냐.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며 입을 닫았다. 이미 친박 의원들이 ‘2선 후퇴’ 선언을 한 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당에선 ‘밥퍼’ 나눔운동으로 유명한 최일도 목사, 인문학을 토대를 바탕으로 정치권에 쓴소리를 해 온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이원복 덕성여대 교수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원로그룹에서는 ‘정치권의 창조적 파괴’를 주문해 온 김종인 전 의원이, 당내 인사로는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홍정욱 의원이 자천타천 꼽힌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교수, 진보 성향의 최장집, 장하준 교수 등도 거론되나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실물경제에 밝은 전문가가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 등 신진 경제학자들도 거론된다. 박 전 대표를 잘 아는 정치권 인사는 “이념에 몰입하지 않고 한나라당에 씌워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깨뜨릴 수 있는 분들로 구성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비대위원과 달리 대변인,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 인선은 ‘화합형’의 파격 인사 가능성도 가늠해 본다. 사무총장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측인 임해규 의원이나 한때 친박계였다 어제는 친이재오계 좌장이라 불리는 진영 의원 카드가 오르내린다.

박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은 “이런저런 구상이야 하겠지만 결국 인사는 공식 채널을 통해서 이뤄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고위원회의가 없어져 당내 의결기구가 없는 상황이지만 황우여 원내대표 등 당 중진들과 의논하는 절차를 밟거나 아예 상임 전국위원회를 거치는 방안도 거론된다. 때문에 이번 주 중반은 넘어야 인선이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측근 인사는 “박 전 대표는 가급적 빨리 인선을 마무리하고 싶겠지만 좋은 인물을 위해선 삼고초려도 해야 하고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