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위대·군부 충돌 10명 사망… 군부퇴진 요구에 강경 진압

입력 2011-12-18 18:17

이집트 카이로에서 군부 반대시위가 이어지면서 군부의 강경진압으로 10명이 숨지고 440여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차 총선 이틀째인 이날 새벽부터 군은 카이로 정부청사 앞에서 군부 퇴진을 주장하며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던 시위대의 강제 해산에 나섰다. 진압군은 곤봉과 가축용 전기봉을 이용해 시위대를 마구 구타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한 진압 영상에는 군인들이 타흐리르 광장에서 여성들을 때리고 옷을 찢는 장면도 담겨 있다.

시위대는 진압에 맞서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격렬히 저항했다. 일부 시위자들은 정부군이 국회 건물 옥상에서 시위대를 향해 조준 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사망자 가운데는 이슬람 율법해석을 공표하는 기관인 ‘다르 알이프타’ 소속 고위 인사인 에마드 에파도 포함됐다고 관영 메나통신이 전했다. 에파의 장례식에 모인 수백명 역시 ‘군부 퇴진’을 연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집트 총선 1차 투표 통과자들은 군부 유혈 진압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1차 총선에서 최다 득표를 한 무슬림형제단의 자유정의당은 성명을 내고 군이 시위대 진압을 위해 국회 건물을 이용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말 간주리 신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위대에 대한 무력 사용을 부인하면서 “지금 거리에서 벌어지는 것은 혁명이 아니라 혁명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양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