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풍경-서울 노량진교회] 강신원 목사 “기도했고 선하게 이루셔… 30여년 목회, 기쁨이었다”
입력 2011-12-18 18:16
“목회하면서 어려움이 없었고, 안식년도 갖지 않았습니다. 어렵고 피곤해야 쉬는 건데, 저는 목회를 해야 영·육간 충전이 되더군요. 지난 30여 년 동안 목회는 제게 기쁨이었습니다.”
재적 인원 7000여명의 교회를 이끌고 국내 최초 교정선교회인 기독교 세진회 이사장,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이사를 맡고 있는 노량진교회 강신원(70·사진) 목사의 말이다. 15일 서울 본동 노량진교회 당회장실에서 만난 그는 ‘목회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을 묻는 기자의 말에 이렇게 답했다.
“하나님은 부족한 내게 사명을 주셔서 감당케 하시고, 좋은 역사 전통을 가진 교회에서 영적 아버지를 모시고 목회를 하게 하셨습니다. 목회가 어려울 리 없지요.”
강 목사는 1994년 노량진교회에 부임해 18년간 담임목사로 목회했다. 장신대 신학대학원 재학 시 활동했던 전도사 경력까지 합치면 그가 노량진교회와 함께한 세월은 30년이 넘는다. 오랜 기간 교회를 섬기는 동안 림인식 원로목사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그는 100년의 전통을 지닌 이 교회에 후임으로 낙점됐고 잡음 없이 교회 사역을 계승해 시대에 맞게 적용, 부흥시켰다.
내년 은퇴를 앞둔 강 목사가 ‘목회에 어려움은 없다’고 술회했지만 고난이 없던 것은 아니다. 오랜 전통을 가진 교회에서 교계의 거목인 림 목사의 뒤를 잇는 일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멀리서 존경은 해도 감히 후계를 잇는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습니다. 담임목사가 되고 림 원로목사께서 쓰시던 방으로 옮겼는데 사흘을 의자에 못 앉을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제게 큰 존재이셨습니다.”
그렇다고 림 원로목사가 강 목사의 사역에 관여한 건 아니다. 오히려 ‘강 목사가 모든 것을 새롭게 하라’고 선포하고 교회 사역 일선에서 떠났다. 하지만 그는 교회에 선배 목회자의 흔적을 지우기보다 계승하는 쪽을 택했다. 안식년도 없이 교회에 전력을 다한 림 원로목사의 목회철학 ‘선(先)화평 후(後)사업’을 도입하니 목회가 안정되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기도는 모든 일의 ‘마스터 키’입니다. 목회가 어렵고 힘들지 않은 게 아닙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선하게 잘 이뤄주시는 걸 체험하니 기쁜 거지요. 한국교회나 후임 목회자도 이를 체험하며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나가는 데 힘썼으면 좋겠습니다.”
글=양민경 기자, 사진=조재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