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교회, 영적 동반 교류의 문 넓혔다
입력 2011-12-18 19:43
한중국제교류재단(한중재단·이사장 박종순 목사)이 내년 한·중수교 20주년을 앞두고 지난 14∼17일 중국의 대표적 삼자교회인 베이징 하이덴(海淀)교회를 비롯해 국가종교사무국, 난위엔(南苑)교회 등을 연이어 방문하고 한·중 기독교 간 네트워킹을 강화했다.
한중재단은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교회의 성장 동력과 한국교회의 사역 노하우가 합쳐질 때 중국의 신학교육과 목회적 역량이 더욱 강화될 뿐 아니라 중국교회의 당면 과제인 목회자 재교육도 해결될 수 있을 거라는 공감대를 확산시켰다. 한중재단 김정우(총신대 구약학 교수) 교육분과위원장은 “중국의 주요 교회들이 성경적 신앙 위에 전통과 정치, 경제와 문화 등이 융합돼 새로운 부흥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한국교회의 신학과 영성이 중국교회의 건강한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한중재단은 그동안 종교사무국은 물론 중국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 중국기독교협회와의 상호 교류 및 난징(南京)신학교에서의 강의 등을 통해 양국 교회 간 협력을 증진시켜 왔다. 이번에는 베이징의 주요 교회를 방문해 중국교회들과의 전방위적인 교류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중재단 대표회장 오정현(사랑의교회) 목사는 15일 하이덴교회의 청년 대학생과 성도 등 1000여명에게 설교를 통해 십자가의 능력 안에서 한국교회와 중국교회가 하나 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오 목사는 “경제적 동반자를 넘어 영적 동반자로서의 협력은 하나님의 뜻이자 비전”이라며 “양국 기독인들이 복음의 능력을 깨닫고 복음이 주는 기쁨과 즐거움으로 한 몸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올해로 설립된 지 111년 된 하이덴교회는 성도 7000여명이 출석하고 지교회가 50여곳이나 되는, 중국 정부가 공인한 대표적 교회다. 하이덴교회 우웨이칭(吳偉慶) 목사는 “한국교회 목사님들의 말씀을 들을 때마다 하나님이 주시는 능력을 확인하고 앞으로 우리 교회가 나가야 할 방향까지 설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중재단 방문단은 16일에는 난위엔교회를 방문하고 과거 한국교회의 부흥 현장을 보는 듯한 감회에 젖었다. 오 목사는 “어릴 적 다니던 교회 모습과 아주 닮아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난위엔교회는 매주일 2000여명이 출석하는 베이징 교외의 교회다. 이날 집회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700여명의 성도들이 자리를 함께해 한국교회의 영성을 배우려 했다. 오 목사는 같은 날 종교사무국 장젠융(將堅永) 부국장을 만나 한·중 교회가 동반자가 되기 위해 서로의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이에 장 부국장은 “앞으로 교회가 양국 간 교류는 물론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면서 “한중재단이 특히 중요한 교량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