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웨이’ 주연 장동건 “아내가 영화보며 세번 울던데, 관객들은 어떨지…”
입력 2011-12-18 17:47
“아내(배우 고소영)가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면서 세 장면에서 울던데요.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봐 주실지 정말 궁금해요.”
강제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블록버스터 영화 ‘마이 웨이’의 주연배우 장동건(39)은 지난 16일 서울 장충동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과 개봉을 앞둔 긴장감을 이렇게 털어놨다.
당초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21일 개봉되는 ‘마이 웨이’는 학창 시절 마라톤 라이벌이었던 조선 청년 김준식과 일본 청년 하세가와 다츠오(오다기리 조)가 제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고난의 길을 함께 걸으면서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전쟁영화이자 휴먼드라마다.
장동건은 “전쟁영화는 더 하고 싶지 않았지만 ‘태극기 휘날리며’를 함께 하며 신뢰가 싹 터 7년 동안 가깝게 지내 온 강제규 감독의 작품이라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맡은 준식은 일본군 소련군 독일군으로 군복을 바꿔가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장으로 내몰리지만 마라톤을 향한 신념만은 버리지 않는 인물이다. 감정의 진폭이 크지 않아 연기하기가 쉽지 않은 캐릭터다.
그는 “비현실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준식은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서 주변을 변화시키는 그런 캐릭터”라고 옹호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촬영에 들어가 8개월 동안 새만금과 북유럽의 라트비아로 이어지는 강행군으로 고생이 많았다고 소개한 그는 경성(서울)에서 인력거에 사람을 태우고 달리는 초반 장면도 그랬지만 일본군일 때 벌판에서 전투기에 쫓기는 장면을 가장 힘들게 찍었다고 털어놨다. “빨리 뛴다고 뛰었는데도 허허벌판이라 화면에서는 속도감이 나오지 않았더라고요. 이틀 반 정도를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달린 끝에 겨우 촬영을 마칠 수 있었죠.”
그는 다츠오 역을 맡은 오다기리 조와는 일본어 대사에 대한 자문을 받기도 하는 등 좋은 만남이었다고 했다. “4차원 캐릭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표현 방식이 독특한 배우로 알려져 처음에는 걱정했어요. 하지만 촬영에 들어가기 전 2주간의 군사훈련과 마라톤 훈련을 하며 몸으로 부대끼다 보니 금방 친해졌죠.”
‘마이 웨이’에 대해 “전투 장면들은 한국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할리우드 전쟁영화에도 결코 뒤지는 것 같지 않다”고 자평했다.
장동건은 ‘마이 웨이’에 이어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는 멜로영화 ‘위험한 관계’를 중국에서 촬영 중이어서 한국과 중국을 오간다. 중국 제작사가 만드는 이 영화에서 그는 사교계 바람둥이로 변신해 장쯔이, 장바이츠 등 중국의 톱스타들과 호흡을 맞춘다. 그는 연기하는 게 정말 즐겁지만 해외 촬영이 잦아 집을 자주 비우는 바람에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이 부족한 게 아쉽다고 했다.
“‘마이 웨이’ 촬영 들어가기 1주일 전 태어나 14개월 된 아들 민준이가 이제는 엄마 아빠란 존재를 알아봐요. 상호 교감이 되는 단계가 된 거죠. ‘위험한 관계’ 촬영이 끝나면 아이와 함께 노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어요.”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