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2012년에도 한파… 지방은 “상승” “거품” 엇갈려
입력 2011-12-18 17:44
‘수도권은 약세 지속, 지방은 상승속 거품 우려, 전세난은 완화’
부동산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이다. 수도권 주택시장은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방은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단기간에 물량이 쏟아져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분석도 나온다. 전세 시장은 소형주택 공급이 늘면서 올해 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수도권 부동산 ‘시계제로’=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2012년 부동산시장 전망’ 자료를 통해 수도권 주택가격은 1% 상승하고, 지방은 7%, 전세가격은 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3%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수도권 주택은 사실상 하락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내년부터 취득세도 올라가고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구매력 저하,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으로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부동산 시장은 약세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며 “하반기에는 개선기미가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 이영호 소장도 “12·7 부동산대책이 나왔으나 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시장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내년에도 국내외적인 여건이 좋지 않아 매수심리가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연구위원은 “올해 수도권은 떨어지고 지방은 오르는 양극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데다 수도권 매매시장은 불안심리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세시장에 대해선 3명 모두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주택 공급 증가에 따라 전세난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 부동산은 ‘상승 지속’ VS ‘거품’ 엇갈려=지방 주택시장을 놓고는 공급과잉으로 상승세가 주춤할 것이란 분석과 혁신도시나 과학벨트 등으로 상승세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렸다.
박 팀장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지방 주택시장은 최근 3년 연속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올해보다 상승률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소장도 “지방은 과거 2∼3년 동안 공급중단됐던 물량 이상이 단기간에 시장에 풀렸기 때문에 공급과잉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며 “지금까지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사람들이 끌렸지만 앞으로는 분양가가 올라갈 수 있어 메리트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부산 대전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광주 울산 대구 등으로 확대 됐는데 이제 지방 대도시는 이전처럼 오르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혁신도시나 과학벨트 등 국책사업이나 국제 행사가 예정돼 있는 지역들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총선 대선 영향은 미미할 듯=일반적으로 총선이나 대선이 있는 해에는 정부가 부동산 살리기에 들어갈 것이란 인식이 많지만 내년에는 그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나올 수 있는 부동산 대책도 소진됐고, 개발공약은 더 이상 나올 게 없는데다 내년 선거의 이슈는 복지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일반 인식과 달리 총선이나 대선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지금까지 확인이 안되는 이론”이라며 “이미 지난 정부에서 만든 부동산 규제도 거의 다 풀었기 때문에 선거가 심리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가격에 바로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총선이나 대선은 통상 돈 선거에 따라 시중유동성이 많아지고 현물가격이 오르는 패턴을 보이는데 내년에도 돈이 풀리겠지만 개발공약이나 부양책은 나오기 어렵다”며 “재개발이나 뉴타운 정책도 다 써먹었기 때문에 거래활성화 대책 정도가 나오면서 하강을 막는 수준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 소장은 “남은 부동산 대책은 투기지역 해제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정도가 있을텐데, 이는 손대기 어려운 뜨거운 감자여서 새로운 대책이 나올만한 게 없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틈새시장은?=내년 투자할 만한 부동산으로는 대체로 여건이 좋은 재건축 단지나 임대용 소형주택 등이 거론됐다. 박 팀장은 “이제 남은 것은 입지여건이 좋은 보금자리주택이나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낙폭이 큰 아파트 정도인데 그나마 과거처럼 큰 수익을 거두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강남권에 가락시영처럼 종(種) 상향 기대감이 있는 곳이나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한 곳 정도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세가 폐기되기 때문에 여유자금이 있는 사람들은 소형주택을 사서 임대하는 쪽에 관심을 가져볼만하다”고 조언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