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똑똑한 로봇… 그 ‘진화’의 끝은 어딜까?

입력 2011-12-18 17:43


사람들의 생활 속에 등장하는 로봇은 더 이상 상상 속의 존재가 아니다. 공상과학만화나 ‘AI’와 같은 영화에서 선보였던 ‘생활밀착형’ 로봇들이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산업용 로봇 시대를 지나 엔터테인먼트 로봇, 서비스 로봇, 교육 로봇 등과 같은 퍼스널 로봇의 시대가 현실화된 가운데, 로봇 산업은 머지않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로봇의 발전상황을 보면 조만간 일반 대중들이 드나드는 레스토랑, 병원, 학교, 사무실은 물론이고 일반 가정에서도 로봇이 일반화될 추세다.

교육현장에서도 언어의 특성을 살린 교육용 로봇들이 학생들의 공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어학 교육용 로봇 ‘로보샘(Robosem)’과의 수업을 체험한 권미성(안양 호원초등학교 4)양은 “로보샘에게 영어로 얘기하면 부끄럽지 않다”며 로봇과 공부한 후 영어회화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한다. 영어 수업시간에 로보샘의 전원을 켜면 로보샘은 양팔을 올린 채 사람이 기지개를 켜듯 행동하며 “Good to see you again(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멘트를 한다. 로봇의 인사에 웃음꽃이 핀 학생들이 “Good morning(좋은 아침)”으로 응답하면서 재미있는 양방향 수업이 진행된다.

이밖에도 대인 서비스나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이외로 많은 로봇들이 사람들을 돕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구체적인 응용분야로는 서비스로봇(원격통신회의), 홈로봇(가사활동과 고령자 간호), 의학로봇(원격진단과 수술), 퍼스널로봇(여가생활과 정보통신) 등이 있다.

메디칼 로봇인 로보메디(Robomedi)를 도입한 삼성의료원 산부인과 이제호(63) 교수는 “해외 학회로 출장 중일 때도 환자를 보살필 수 있어 참 좋다”며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중환자를 주치의가 얼굴을 보며 보살필 수 있어 환자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한국의 로봇기술은 미국과 일본 등 로봇선진국과 비교해 3∼5년 정도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평가하고 있다. 보행기술이 선진국의 85% 수준으로 가장 낮았고, 지능기술과 인간과의 의사소통 기술은 90% 수준이다.

하지만 네트워크 기술은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고, 로봇관련 논문 발표 수는 세계 3위권으로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았다.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IT 및 관련 기술이 로봇에 접목된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이 기존의 선도 산업이었던 자동차와 조선, 가전 분야를 뛰어넘는 신규 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할 날이 멀지 않았다.

사진·글=김민회 기자 kimm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