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연패 허우적 서울연고팀 삼성-SK… 외나무다리서 얄궂은 만남

입력 2011-12-16 18:31

프로농구에서 서울 연고 팀인 SK와 삼성이 나란히 부진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람보슈터’ 문경은 감독대행이 올시즌 지휘봉을 잡은 SK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신바람 농구로 5위까지 순위가 상승했다. 당초 꼴찌 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할만큼 가드 주희정을 축으로 3점슈터 김효범, 신인 김선형, 용병 알렉산더 존슨이 맹활약하며 상위권 진출까지 넘보고 있었다. 그런데 득점과 리바운드 1위를 질주하던 존슨이 지난 4일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무릎 부상으로 빠진 이후 5연패를 당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동안 벌어놓은 승수 덕에 아직 11승15패를 기록, 6위 모비스(11승14패)에 0.5경기 뒤진 7위를 지키고 있기는 하다.

삼성은 이같은 SK의 상황조차도 부러운 처지다. 역대 팀 최다 연패 2위인 14연패를 기록한 삼성은 연패 탈출의 돌파구가 없다. 잇단 선수들이 부상에 신음하고 있는데다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던 김동욱을 오리온스에 내보내는 바람에 슈터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가드 김승현을 보강했지만 이후로도 네 경기에서 내리 패했다. 이번 시즌 평균 득점 73.5점으로 10위, 실점은 82.7점으로 두 번째로 많고 실책도 15.5개로 10개 구단 가운데 최다를 기록 중이다. 삼성은 선수들의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심리치료를 시작했다.

상황이 절박한 양 팀은 17일 팀의 운명을 건 승부를 벌인다. SK로서는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삼아야하고, 삼성으로서는 하락세인 SK를 잡고 땅바닥에 떨어진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 농구에는 무승부가 없기 때문에 두 팀 가운데 하나는 값진 승리를 따낼 수 있지만 지는 쪽은 상당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