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이동통신사 또다시 ‘불발’… 자금력에 발목 KMI·IST 모두 탈락
입력 2011-12-16 18:24
제4이동통신사 등장이 또다시 무산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한국모바일인터넷(KMI)과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이 각각 신청한 기간통신사업 허가 심사 결과 모두 합격선인 총점 70점에 미달했다고 16일 밝혔다. KMI는 100점 만점에 65.790점, IST는 63.925점을 얻었다. 방통위는 이날 상임위원 전체회의를 열어 두 컨소시엄에 대해 기간통신사업을 허가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KMI와 IST는 와이브로 기반의 이동통신 서비스와 기존 통신사 대비 30% 저렴한 요금을 제시했다. 하지만 두 컨소시엄이 모두 탈락하면서 경쟁 활성화로 인한 통신요금 인하, 와이브로 활성화 등의 기대 효과는 거두기 힘들게 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통신요금 인하와 와이브로 육성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무산돼 안타깝지만 방대한 투자를 해야 하는 통신사업자를 선정하려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이동통신 3사의 독과점 체제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4이통사 심사 항목은 기간통신 역무 제공계획 타당성과 설비규모의 적절성(50점), 재정능력(25점), 기술개발 실적(25점) 등 세 가지다. 방통위에 따르면 KMI는 자금조달 부분과 실현 가능성이 부족한 사업계획 때문에 낮은 평가를 받았다. KMI는 방통위가 제4이통사 선정 방침을 발표한 이후 2009년 9월 결성돼 총 3번 기간통신사업 허가를 신청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KMI 관계자는 “지난번 심사에서 미흡하다고 지적됐던 재정능력 등을 보강했는데 오히려 지난번보다 점수가 낮게 나왔다”며 “다음 주쯤 모여 다시 도전할지, KMI를 해체할지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중심의 이통사’를 표방하며 처음 허가 신청을 낸 IST는 주요주주의 투자 철회로 재정 안정성이 부족하고 제휴사와의 협력관계 훼손이 우려된다는 점이 감점 요인으로 지적됐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장분석, 실행 가능성이 낮은 기술·장비 계획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4일 2대 주주인 현대그룹의 불참 선언이 탈락의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IST 컨소시엄에 참여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만으로는 기간통신사업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결과”라고 허탈해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투자에 참여한 1800여개 기업이 모두 기대가 높았던 만큼 안타까움도 크다”며 “앞으로의 일은 주주들과 합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KMI와 IST가 연합해 하나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제4이통사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