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내주초 계파 해산 추진
입력 2011-12-16 18:17
친박근혜계 의원들이 ‘2선 후퇴’를 선언하면서 계파 해산과 더불어 중진 의원들의 동시다발적인 불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16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20일 친박계 의원들이 오찬 회동을 갖고 계파 해체 문제를 의논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불출마 문제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 안팎으로 ‘물갈이론’이 제기되는 만큼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동시에 계파 해체나 불출마 같은 일이 있으면 당을 쇄신하고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진들의 용퇴를 통해 박근혜 전 대표의 쇄신 작업에 힘을 싣겠다는 얘기다.
계파 해산은 친박 성향 단체들의 해산으로 실현될 전망이다. 우선 국회에 등록된 연구 단체인 친박계 ‘선진사회연구포럼’이 가장 먼저 19일 공식 해산할 예정이다. 이 단체 대표인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은 “우리 포럼이 계파 모임은 아니었지만 소속 의원 50명 중 40여명이 친박 성향이다 보니 부담을 안고 있었다”며 “비대위 활동에 걸림돌이 돼선 안 되기 때문에 활동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일 친박계 의원들의 사적 모임인 ‘여의포럼’ 소속 의원들도 모임을 갖고 단체 탈퇴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친박계 의원들은 비대위를 비롯해 주요 당직에도 불참한다는 방침이다. 친박계 중진인 서병수 의원은 “이제부터는 박 전 대표가 비대위라는 공식 기구를 통해 움직이는 만큼 과거와 명확히 선을 긋고 기득권을 갖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핵심 측근은 “비서실장 한 명 정도를 제외하곤 모든 당직을 고사하는 게 맞다”고 했다.
친박계 해산은 다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지만 불출마 선언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견해도 있다. 다른 친박계 중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19일 취임해 쇄신 드라이브를 본격적으로 걸 예정인데 갑자기 인적 퇴진 문제가 불거지면 쇄신 이슈가 묻혀버릴 수 있다”며 “지금은 조용히 박 전 대표에게 힘을 몰아줄 때”라고 말했다.
유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