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세계무역기구 가입… 가입 신청 18년만에 회원국
입력 2011-12-16 18:17
러시아가 16일(현지시간) 가입 신청 18년 만에 세계무역기구(WTO)의 정식 회원국이 됐다.
WTO 각료들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8차 WTO 각료회의에서 주요 경제대국 가운데 유일하게 비회원국으로 남아 있던 러시아의 가입 관련 문서에 서명했다. 러시아는 1993년 WTO 가입을 신청했지만 갈등관계에 있던 그루지야 등의 반대로 최종 승인을 받지 못했었다. 그러나 양자협정 등을 통해 반대국을 설득, 지난달 10일 실무그룹회의에서 가입을 확정지었다.
최근 러시아 부정선거 등 때문에 차질이 있을 것이란 예측도 있었지만 서명 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어떤 누구도 러시아 WTO 가입안에 딴죽을 걸 수 없다. 그동안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며 차질 가능성을 아예 차단했다. 러시아 회원국 자격은 내년 상반기 의회 승인을 거쳐 발효된다.
1995년 출범한 WTO는 세계무역 분쟁조정권, 관세인하 요구 등 법적 권한을 행사하는 국제기구다. 주요 20개국(G20) 중 러시아만 유일하게 비가입국이었다.
러시아는 154번째 회원국이며 올해 러시아를 비롯한 몬테네그로, 사모아, 바누아투 등 4개국이 WTO에 가입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러시아 경제규모가 중기적으로 약 3.3%, 장기적으로는 1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아노보스티통신은 러시아 수입관세가 현재 평균 10%에서 7.8%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15일 개막한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또 정면충돌했다. 도하라운드 협상의 파행과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반덤핑 관세부과 등 쟁점 현안에서 번번이 부딪쳤다.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년째 답보상태인 도하협상 파행의 책임을 상대에 전가했다. 미국은 중국이 통상강국으로 등장하면서 당초 개도국들을 지원하기 위한 도하협상 구도가 헝클어졌다고 주장한 반면, 중국은 미국의 정치상황 탓이라고 반박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