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천의 33나라 지구별 비전트립] (15) 일본

입력 2011-12-16 17:57


이웃 나라 쓰나미 상처 기도로 어루만지다

사랑과 용서로 열도를 품으라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한 회복이 그들에게 임하도록 우리가 먼저 용서와 사랑으로 그 상한 땅을 감싸자

삶 속으로 후쿠시마 달려간 한준 전도사

2011년의 여름, 북아프리카 튀니지 비전트립 후 나는 중국 비전트립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갔다. 탑승수속을 밟기 위해 가던 중 낯익은 가족과 마주쳤다. 그들은 바로 2년 전 미국 비전트립 중 LA에서 만난 한준 전도사 가정이었다. 그들은 일본 비전트립을 마치고 잠깐 한국을 경유하여 이스라엘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연치고는 너무나 기가 막힌 100만분의 1의 가능성을 가진 만남이라 내 마음은 흥분됐고 가슴이 뛰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고 지금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며 우리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한준 전도사는 재미교포 2세로 몇 년 전 결혼하여 아이 둘을 낳고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재정컨설턴트회사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교포사회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사람으로 선망받고 있었다.

“회사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며 잘 나가고 있는 저를 하나님께서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지진과 쓰나미로 고통받고 있는 나의 백성 일본을 위로하고 그 땅에서 기도하는 예배자로 서라’란 마음을 강력하게 부어주셨습니다. 처음엔 그 부르심에 황당해하고 인정하지 못했지만 결국 우리 가족은 하나님께 두 손 두 발 다 들고 순종하였습니다.” 그는 잘 나가던 사업을 내려놓고 모든 것들을 정리하고 기도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익이 없었기 때문에 4가족을 데리고 일본-한국-이스라엘-미국으로 떠날 재정이 턱없이 부족하였다. “대략 1만8000달러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통장잔고는 20달러밖에 없었습니다. 비행기는 예약했지만 돈이 없어 취소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3000달러는 집에 있는 이것저것을 팔아 마련했지만 이 돈으론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보내시는 분도 하나님, 머무르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임을 인정하고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했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처음 본 분이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 재정을 우리에게 주라고 하셨다면서 수표를 건넸습니다. 1만5000달러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이 주신 놀라운 은혜로 일본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번 대지진과 쓰나미로 가장 피해가 컸던 후쿠시마현 이와키 부근 마을로 갔다. 글로벌미션센터란 교회에 도착하였지만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 유출로 현지 분위기는 무척 어수선했고 어려웠다. 모든 교인은 지진복구사업에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분주했다. 그는 언어도 통하지 않는 낯선 이방인인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주님께 물어보았다. 그러자 주님께서 이들을 겸손히 섬기고 사랑하라는 마음을 주셨다. 그래서 그의 가족은 교회 대청소를 하며 궂은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한 일본인 성도가 경계하며 그에게 물어보았다. “많은 한국인이 과거사로 우리들을 미워합니다. 당신도 우리를 미워합니까?” 순간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한 저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우리 민족이 용서하지 못한 미움의 마음에 대해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라’란 것이었습니다. ‘주님, 일본인 앞에서만큼은 절대 안 됩니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성령의 이끌림으로 무릎을 꿇고 그 일본인 성도들에게 용서를 구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전한다고 하면서 여러분을 사랑하지 않고 미워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순간 저의 마음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그러자 이 광경을 본 수많은 일본인 성도들이 제 앞에 모두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잘못을 저지른 것은 우리라고 하며 지난날, 그리고 지금의 잘못들을 일본국민을 대표하여 용서를 구한다고 모두 통곡하며 우는 것이 아닙니까! 그 용서의 눈물 속에 우리는 서로 부둥켜안았고 우리 가운데 있었던 깊었던 상처가 치유되고 회복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준 전도사는 그날을 회상하며 말했다. 그는 복음화율 1%도 되지 않는 일본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가장 좋은 열쇠는 예수 그리스도의 용서와 사랑밖에 없음을 이야기하였다.

그렇게 짧은 시간이지만 공항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열방을 향한 복음의 행진을 위해 서로 축복하고 기도하였다. 일본 비전트립을 마친 그의 가족은 이스라엘 선교사로 떠났다. 멈추지 않는 하나님의 심장을 가지고 부르신 곳에서 예배자로 사는 그 가족의 걸음걸음에 주의 평강이 흘러가도록 우리가 함께 중보하며 동역하자.

■ 말씀

“제사드릴 양 떼 곧 예루살렘이 정한 절기의 양 무리같이 황폐한 성읍을 사람의 떼로 채우리라 그리한즉 그들이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 하셨느니라”(에스겔 36:38)

■ 기도제목

- 2011년 3월 11일에 있었던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상처받은 일본의 회복을 위해

- 일본 교회의 부흥을 위해. 특별히 외롭게 사역하시는 목사님과 선교사님을 위해

- 하나님의 생각과 경영한 것이 한준 선교사 가족을 통하여 이루어지도록

■ 이준천 작가

대학과 대학원 시절 예수전도단에서 훈련을 받은 후 직장생활을 하다 비전트립을 시작했다. 1년 4개월 동안 33개 국가 150개 지역을 선교여행했다. 현재 작은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강동온누리교회의 청소년부와 예배팀, 아프리카 선교팀을 섬기고 있다. 홍익대학교 대학원 시각디자인과 졸업.www.alltheheave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