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속도 은행권 두 배

입력 2011-12-15 18:35

가계대출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제2금융권 대출이 은행권의 두 배 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2금융권 대출자 가운데 상당수가 다중채무자인데다 신용등급이 낮아 경제위기 상황에서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2금융권(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카드·여신전문, 보험 등)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289조3000억원에 이르렀다. 은행권 가계대출 452조원의 3분의 2 수준이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 7∼11월 동안 13조5000억원(4.9%)이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 9조6000억원(2.2%)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로 증가폭은 배 이상 크다.

가계대출이 늘면서 제2금융권의 총 자산도 급증했다. 제2금융권의 총 자산은 6월 말 기준 889조100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6월 이후 3년 사이에 278조7000억원(45.7%)이 늘어났다. 이 기간 은행권 총 자산은 179조원(1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문제는 제2금융권 대출자의 경우 경제 상황이 조금만 나빠져도 연체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개인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제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신용등급 5∼7등급 대출자들은 1200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300만명이 연체 직전인 신용등급 7등급에 몰려 있다.

상황이 심각하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내년 2월까지 제2금융권 대출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3분기 자금순환동향(잠정)을 발표하고 가계 및 비영리단체(소비자·자선·구호·종교·학술 단체, 노동조합 등)의 지난 3분기 금융 자산이 2216조9000억원으로 2분기 말보다 41조원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3분기 금융부채는 1070조7000억원으로 2분기보다 20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금융부채 규모는 사상 최대치다.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2.07배로 2분기 2.15배보다 크게 낮아졌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