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면 등판] 뒤끝 남긴 ‘쪽지 해프닝’

입력 2011-12-15 21:42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쇄신파 간에 오해를 불렀던 ‘쪽지 논란’이 일단락되면서 씁쓸한 뒷말을 남기고 있다.

친박근혜계 최경환 의원은 15일 의원총회에서 “박 전 대표의 뜻을 적은 쪽지를 쇄신파에게 전한 적이 없다”면서 “내가 ‘불통’의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처럼 돼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최 의원은 “(탈당한) 김성식 의원이 박 전 대표에게 전달해 달라고 한 문건을 (내가) 묵살했다는데, 그런 문건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물리적인’ 쪽지는 없었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지난 주말 쇄신파 남경필 의원 등을 만나 ‘재당창 불가, 전권을 가진 비대위로 총선을 치를 것’ 등을 적은 쪽지를 박 전 대표의 뜻이라며 전달한 것으로 지목됐다. 원희룡 의원은 지난 13일 의총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폭로했고 친박계 의원들이 박 전 대표 주변에 ‘인의 장막’을 쳤다는 비판과 함께 박 전 대표의 ‘불통’이 도마에 오르는 계기가 됐다. 이는 곧 김성식, 정태근 의원의 탈당으로 이어졌고 박 전 대표는 14일 쇄신파와의 회동에서 “(쪽지에 대해) 몰랐다”고 확인했다. 한 초선 의원은 “허무한 쪽지 해프닝이야말로 당내 불통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 때문에 애꿎은 의원 두 명이 탈당한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친박계 의원들의 2선 후퇴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최 의원이 의총에서 “천하의 인재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친박계는 물러나겠다”고 한 데 이어 지난 4년간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으로 활동했던 이정현 의원도 ‘사퇴’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직책 없는 박 전 대표가 대변인을 둔다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격’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박 전 대표의 언론 창구 역할을 해왔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