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투자금 횡령 최재원 부회장 개입”… 檢, 김준홍과 공모 명시
입력 2011-12-15 18:27
SK그룹 총수 형제의 회삿돈 횡령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가 최재원(48) SK 수석부회장과 자금관리를 맡은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준홍(45·구속기소)씨를 공범 관계로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검찰이 제기한 김씨 공소장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선물투자금으로 180억원 정도가 필요하자 김씨에게 컨설팅업체 IFG 주식을 매입해 돈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씨는 최 부회장의 친구 구모씨(4343주)와 원모씨(2250주)가 갖고 있던 IFG 주식 6593주를 주당 350만원으로 쳐서 230억여원에 사들였다. 이들 보유 주식의 실제 주인은 최 부회장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베넥스가 사들인 IFG 주식 6593주의 실제 가치를 28억여원(주당 약 43만원)으로 추정했다. SK 계열사 돈으로 만든 베넥스 펀드 200억원 이상이 투자를 가장해 최 부회장에게 흘러들어간 것이다. 검찰은 공소장에 “김씨와 최 부회장이 공모했다”는 내용을 2차례 적시했다.
검찰은 베넥스-IFG-최 부회장 간 거래가 2008년 10∼11월 SK 계열사 자금 497억원이 베넥스에 출자됐다가 자금세탁을 거쳐 최 회장 형제의 선물투자를 담당한 김원홍(50·중국 체류)씨에게 건너가는 과정에 최 부회장이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정황 증거라고 보고 있다. 베넥스가 최 부회장의 투자금 공급처 역할을 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다음 주 중 최태원 회장을 소환키로 하고 SK 계열사 사장 및 임원들을 불러 사전 조사를 벌였다. 최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 중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