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내팽개치고 달아난 中 선원들
입력 2011-12-15 18:28
우리나라 배타적경계수역(EEZ)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하다 나포된 중국어선 선원들이 선장을 내팽개치고 달아났다. 선원들에게 버림받은 선장 2명은 결국 구속됐다.
전남 서해어업관리단 어업지도선은 지난 12일 오후 4시30분쯤 충남 태안군 격렬비열도 서쪽 52마일 해상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EEZ를 2마일 침범해 조기, 간재미 등을 잡던 중국선적 25t급 쌍끌이어선 랴오따중위(遙大中漁) 15289호와 15290호를 나포했다.
서해어업관리단은 선장을 조사하기 위해 어업지도선 무궁화 31호로 옮겨 태웠다. 나머지 선원들은 그대로 둔 채 나포한 어선을 예인줄로 묶어 전북 군산항으로 향했다. 그러나 중국 선원들은 나포된 지 1시간쯤 지나자 갑자기 예인줄을 끊고 도주했다. 인근에 있던 20여척의 중국어선까지 몰려와 지도선을 에워싸며 추격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담보로 맡길 어선을 잃어버린 선장 위수어(46)씨와 인더융(56)씨는 ‘생사를 같이한 선원들이 자기들을 놓고 도망칠 줄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무궁화 31호 김형배 선장은 “선원들이 선장을 내버려두고 도주한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선원들이 도망가지 않았다면 척당 5000만원의 담보금을 내고 선장들과 선원들 모두 풀려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목포=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