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조정 경찰 대응 주도 박종준 경찰청 차장 사퇴
입력 2011-12-15 21:17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경찰 대응을 주도해온 박종준 경찰청 차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차장은 15일 “고향인 충남 공주에서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어제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찰대 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치안정감이 되는 등 경찰대 2기 선두주자였던 박 차장은 내년 1월 4일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열고 총선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그는 경찰에 불리한 수사권 조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퇴직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총선에 뜻을 품고 공직 사퇴시한 안에 명퇴를 신청한 사람으로서 수사권 항의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조현오 경찰청장도 정부안이 확정되는 22일 차관회의 전후로 사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 확정된다면 수뇌부로선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수사권 조정 관련 형사소송법 시행령(대통령령) 제정에 즈음해 그동안 ‘내사’라는 편의적 명칭으로 관리해온 일부 수사관행을 획기적으로 개선키로 했다. 우선 실제 수사활동이 이뤄졌을 경우 정식 사건번호를 부여해 내사사건이 아닌 수사사건으로 관리해 투명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체포·구속, 주거지 압수수색 등 인권침해 소지가 큰 수사활동은 반드시 입건 후 실시토록 관리할 방침이다. 또 실질적으로 수사활동은 이뤄졌으나 입건에 이르지 않은 사건은 고등검찰청이 점검토록 하는 사후통제 시스템을 마련키로 했다.
검찰 내부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겠다는 것이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 협의 과정에서 내사 범위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온 경찰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천지우 김재중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