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정명훈씨 20억 급여·가족 항공료 지원 논란
입력 2011-12-15 18:29
연말 계약이 종료되는 정명훈(사진)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의 처우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연봉과 보좌관비 논란에 이어 이번엔 가족들의 항공료 지원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처우 논란은 민주당 장정숙 서울시의원이 지난달 17일 시의회 행정감사에서 정 감독의 급여를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정 감독의 연봉 및 활동비로 20억여원이 사용됐다는 것. 장 의원은 유럽에 주재하는 보좌관 활동비와 정 감독 본인 및 보좌관의 항공료 지원도 비판했다.
15일에는 정 감독의 장남이 2009년 미국을 왕복하면서 1300만원 상당의 비즈니스 클래스 비행기 좌석을 이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정 감독의 차남과 며느리, 막내아들은 600만원 상당의 프랑스 왕복 항공권을 사용했다. 이들의 비용은 서울시향이 사후에 지급했다.
클래식계는 그동안 정 감독에 대한 예우가 당연한 수준이라는 점을 항변해 왔다. 정 감독 취임 이후 6년 동안 서울시향의 실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유료관객이 대폭 증가한 데다, 세계적인 음악가에 대한 예우로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
서울시향은 “계약서를 작성할 때 정 감독 본인에게 1등석 국제선 왕복 항공권을 무제한 제공하고 유럽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을 3장 더 주되 이 항공권 이양 등에 대해서는 따로 조건을 두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항공권을 본인 이외에 가족들이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외국 음악인들은 내한공연 때 호텔이나 가습기, 식사 한 끼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며 “그런 게 오히려 (국민 정서에) 안 맞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연극연출가 김상수씨는 한 매체에 기고한 칼럼에서 “서울시향의 1년 예산이 131억원인 데 비해 서울시 산하 6개 예술단의 총 예산이 103억원”이라며 “서울시는 서울시향의 정체성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에선 정 감독 가족들의 항공권 이용을 꼬집은 글들이 리트윗되고 있다. 정 감독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16일 만나 재계약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