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시설’ 지하 기지로 이전… 서방 군사 위협속에서도 핵개발 추진 의지
입력 2011-12-15 22:00
이란이 조만간 산악지대에 위치한 지하시설에서 ‘민감한’ 핵 관련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이 이뤄지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음을 뜻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현재 핵물질과 관련 장비를 나탄즈 기지에서 산악지대 지하에 위치한 포르도 기지로 이전했다. 핵심 시설인 나탄즈 기지에는 시설 일부만 지하에 배치돼 있다.
골람 레자 잘랄리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도 이날 “이란 핵시설이 파괴될 위험은 최소 수준이지만 더 나은 보호환경을 위해 농축 우라늄 설비를 안전한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경제제재와 군사공격 등 전방위적인 서방의 위협 속에서도 계속 핵개발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IRGC에는 지난 5일 전쟁 대비태세를 강화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이란 핵개발 의혹의 핵심은 고농축 우라늄 생산능력이다. 핵무기 생산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서방국들은 지난해 이란이 원자력발전에 이용되는 3.5% 농축 우라늄을 2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하자 크게 반발했다. 90% 이상 농축된 우라늄은 핵무기 제조에 이용된다.
한편 이란 상공에서 추락한 미 스텔스 무인기 RQ-170이 지난 8일 공개된 이후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이날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국경지대 상공에 무인 정찰기를 계속 투입할 계획이라고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반면 이란은 지난 몇 년간 자국 영공에서 격추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인 정찰기를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다. 이란 기자들과 테헤란 주재 외국 대사들에게 공개되는 무인정찰기는 미국 무인기 3대와 이스라엘 무인기 4대이며 RQ-170은 언급되지 않았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