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둥성 시위 갈수록 악화… 공안 체포됐던 男 한명 사망

입력 2011-12-15 18:22

중국 광둥성 루펑(陸豊)시 우칸(烏坎)촌에서 3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불법적인 토지 수용에 항의하는 집단시위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은 사태가 악화되자 부패한 관리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함께 시위를 부추기는 세력을 색출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집단시위는 공안 당국에 체포됐던 주민 5명 중 한 명이 지난 11일 갑자기 숨지면서 더욱 악화되고 있다. 루펑시 당국은 쉐진보(薛錦波·42)라는 남성이 구금된 지 3일 만에 숨지자 사망 원인을 ‘심부전’이라고 밝혔으나 주민들은 고문 의혹을 제기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이 남성은 심장병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 주민 대표는 “목과 가슴에 검은 멍이 있었다”며 “한쪽 엄지손가락은 부러져 있었고 목을 조른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백을 강요하기 위해 고문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며 “쉐의 시신을 돌려받아 독립적인 부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칸촌 주민들은 지난 9월 21일 토지 수용에 항의하며 첫 집단시위를 벌인 뒤 지금까지 항의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처럼 사태가 수습되지 않자 농민들의 토지를 불법적으로 팔아넘긴 우칸촌 관리들에 대해 중국공산당 기율검사기관과 루펑시정부 감찰기관이 합동으로 이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14일 열린 ‘우칸촌민대회’에는 주민 수천명이 플래카드를 앞세운 채 참가했다. 이들 중에는 교복을 입은 채 참가한 학생도 있었고 무대에 올라가 촌민들을 향해 연설하는 여학생도 있었다. 당국은 이에 우칸촌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를 차단한 채 시위 확산을 막았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