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 “비례투표제로 오바마 꺾자”

입력 2011-12-15 18:23

‘오바마 대항마’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미국 공화당이 경선 룰을 개정키로 했다. 공화당이 경선 흥행몰이를 위한 마지막 카드를 꺼내면서 대선이 점점 흥미로워질 전망이다. 공화당 대선주자들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첫 당원대회를 앞두고 초반 기선 제압에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비례투표제 성공할까=공화당은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당원대회(코커스)와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비례투표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선거제도는 주 선거인단 투표에서 한 표라도 더 많이 득표하는 후보가 주 선거인단 전체를 가져가는 ‘승자독식’ 방식이다. 하지만 비례투표제를 도입하면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을 획득하게 돼 주 선거인단을 독식할 수 없게 된다. 50개 주 경선이 모두 끝나는 8월 말까지 알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지는 것이다. 공화당과 달리 이 제도를 운용 중인 민주당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선전을 펼치도록 함으로써 버락 오바마 후보를 더욱 강인한 대선 후보로 키워 결국 대권을 쥐었던 점을 벤치마킹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한 달도 남지 않은 경선을 앞둔 상황에서 명확한 룰이 발표되지 않아 모든 주에 새 룰을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내년 1월 말 프라이머리를 앞둔 플로리다주를 비롯한 일부 주는 기존의 승자독식 시스템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오와주를 잡아라=미 공화당 대선주자들은 아이오와를 향해 맹렬히 뛰고 있다. 아이오와에서는 내년 1월 3일 첫 공화당 코커스가 열린다. 내년 대선 대장정의 첫발을 내딛는 것으로, 그동안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여기서 기선을 제압하면 그 여세를 몰아 경선 레이스에서 상당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대선 선거인단 수 538명 중 7명에 불과한 아이오와이지만 공화당 대선 레이스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까닭이다.

보수 성향이 강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나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미셸 바크만 하원의원 등은 그동안 이곳을 아주 많이 찾았다. 공화당 내에서 중도적 성향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상대적으로 조금 소홀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을 본격 시작하자 롬니는 이곳에서의 ‘약점’을 의식,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아이오와대학이 지난 한 주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깅리치가 지지율 29.8%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롬니 20.3%, 론 폴 하원의원 10.7%, 바크만 8.5%로 나타났다.

또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서 깅리치는 코커스에서, 롬니는 프라이머리(당원 아닌 일반인도 참여하는 경선)에서 각각 우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깅리치가 공화당원, 보수주의자, 티파티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는 반면에 롬니는 여성, 무소속, 교외거주자들로부터 인기가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