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명장 꿈꾸는 엄마와 딸… 폴리텍大 컴퓨터응용기계과 동문 김남이-천보금 모녀

입력 2011-12-15 21:09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평범했던 20살 여학생 천보금씨와 세 자녀를 키우던 평범한 주부였던 김남이(46)씨는 특별한 모녀다.

대학 진학을 앞둔 두 딸과 중학생 아들의 학비 등에 보탬이 될 길을 고민하던 김씨는 2008년 한국폴리텍7대학의 기능사 과정인 컴퓨터응용기계과에 입학했다. CNC(컴퓨터를 통한 정밀 자동화기계) 공작기계를 다루는 전문 인력이 되겠다는 각오였다. 일반적으로 기계는 여성에게 익숙하지 않은 분야다. 게다가 김씨는 ‘40 평생’ 집에서 세 아이들을 키우며 살던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그러나 그는 평생 자산이 될 수 있는 전문 기술을 배우는 데 도전하기로 용기를 냈다. 자신과 남편의 노후, 세 아이의 미래를 위한 길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엄마’ 특유의 끈기와 의지로 CNC 공작기계를 직접 다루고 프로그램까지 작성하는 단계까지 발전한 김씨는 2009년 목표로 했던 회사에 취직해 CNC 공작기계 및 품질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김씨의 성공은 딸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 4년제 야간대학에 진학한 딸이 낮 시간 동안 기술을 배우겠다고 결심한 것. 딸 천씨 역시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입학해 엄마와 딸이 기술학교 선후배가 됐다. 천씨는 여기서 익힌 기술과 경험으로 경남 진주에 있는 우수중소기업에 취직했다. 낮에는 기술직으로 일하고 밤에는 야간대학에서 벤처경영학을 공부한다. 천씨의 꿈은 이제 시작이다. 천씨는 “기계 관련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장 경험을 많이 쌓아 10여년 후에는 탄탄한 기계가공업체 사장이 되는 것이 꿈”이라면서 “기술을 익힌 덕에 막연했던 꿈도 가까워졌고 학비에도 보탬이 될 수 있어 좋다”고 수줍게 웃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