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19세 화상소녀 탄휘린양, 한국서 잃어버린 얼굴과 꿈 되찾는다
입력 2011-12-15 18:09
얼굴과 전신에 화상을 입은 말레이시아 10대 소녀가 국내 병원에서 성형수술을 받고 잃어버린 얼굴과 새 희망을 되찾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메디컬 코리아 나눔의료 일환으로 말레이시아에서 ‘화상 소녀’로 사회적 이슈가 됐던 탄휘린(19)양을 초청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 JK성형외과의원에서 무료로 치료해 주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꿈 많던 소녀의 인생은 2009년 10월 24일 집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고로 송두리째 바뀌었다. 정신질환이 있던 아버지가 뿌린 염산에 한쪽 눈을 잃었고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훼손됐다. 가슴 배 다리에도 화상을 입었다. 옆에서 함께 잠자던 어머니는 목숨을 잃었다.
사고를 당한 뒤 2년이 지나서야 탄휘린양은 가정폭력범으로 감옥에 있는 아버지를 용서했다. 호주 대학 준비과정인 말레이시아 선웨이 칼리지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에도 복귀했다. 마음의 상처는 아물었지만 일그러진 얼굴을 향한 세상의 호기심과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탄휘린양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자신감도 없어졌다.
그의 딱한 사연을 들은 지역구 국회의원 제프 우이씨는 모금운동을 시작하고 성형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을 물색했다. 그러다 우연히 한국 JK성형외과 사회봉사프로그램 ‘뉴페이스 뉴드림’을 알게 됐고, 병원 측은 탄휘린양과 몇 차례 인터넷 진료를 한 뒤 한국에서 수술하기로 약속했다.
탄휘린양과 가족, 제프 우이씨 등 7명은 지난 13일 한국을 찾았다. 탄휘린양은 내년 1월 3일까지 국내에 머물며 눈썹, 눈 주위, 아랫입술, 턱 부위의 흉터를 제거하고 피부이식 시술을 받는다. JK성형외과 주권 대표원장은 “최소 2년간 방학을 이용해 3∼4차례 치료를 받는다”며 “수술 경과를 봐야겠지만 전체적으로 70∼80% 정도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5000여만원으로 예상되는 치료비와 체재비는 JK성형외과가 전액 부담한다. 복지부는 체제 기간 동안 간병비와 한국관광 등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키로 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