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커튼’ 젖히니 청량하고도 따뜻한 노래가… 싱글 음반 낸 ‘수상한 커튼’
입력 2011-12-15 17:39
싱어송라이터 ‘수상한 커튼’(본명 김은희·31)은 독특한 이름 때문에 우선 눈길을 끄는 뮤지션이다. 이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누구든 미심쩍은 단어의 조합이 뭘 의미하는지 호기심부터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15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먼저 ‘수상한 커튼’이라고 작명한 이유부터 물었다. “열려 있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싶었다”는 막연한 답변이 돌아왔다. 이어진 부연 설명. “이름이 주는 이미지가 특정되지 않으면서, 듣는 분들은 뭔가를 상상할 수 있는 그런 이름을 짓고 싶었어요. 아무 뜻도 없지만 왠지 숨은 의미가 있을 것 같은 이름…. 그게 ‘수상한 커튼’이죠.”
2009년 싱글 음반을 내며 데뷔한 ‘수상한 커튼’은 지난해 정규 1집 ‘아직 하지 못한 말’을 통해 호평 받은 인디 뮤지션이다. 최근엔 브라운아이드소울, 에코브릿지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소속된 산타뮤직에 합류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지난 8일 ‘겨울의 끝’이라는 디지털 싱글 음반을 발표했는데, 이 음반은 산타뮤직이 처음으로 내놓은 인디 뮤지션 앨범이다.
모두 3곡이 담긴 음반엔 ‘수상한 커튼’ 전작에서 느껴지던 정서가 그대로 녹아 있다. 건조하게 여겨질 만큼 담담한 보컬, 하지만 노래에 귀를 기울이면 따뜻한 감상에 젖게 되는 음악들. 그는 “매섭지만 청량한, 겨울바람 같은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수상한 커튼’은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04학번이다. 원래대로라면 1999년 대학에 진학하는 게 맞겠지만, 고교 졸업 후 서울재즈아카데미 등에서 음악을 공부하느라 뒤늦게 대학에 들어갔다. 대학에서는 음악과 문학을 복수전공했다. 뮤지션과 소설가의 길 중 어디를 택일할지 고민하며 20대를 보냈다.
“20대엔 참 방황을 많이 했죠. 첫 음반을 만든 2009년이 돼서야 ‘이젠 이게(음악) 내 직업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 삶에 대해 안정감을 느끼게 됐죠.”
그는 내년 가을쯤 두 번째 정규 음반을 발표할 계획이다. 수상한 커튼은 “미니멀한 분위기의 음반을 만들고 싶다. 음악 못지않게 멋진 공연도 열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