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의총도 참석”… 칩거 속 장고 끝내고 소통정치

입력 2011-12-14 22:03

박근혜 전 대표가 14일 쇄신파들과의 회동을 시작으로 ‘무대’ 위에 올랐다. 이날 등장으로 ‘칩거 속 장고(長考)’를 끝내고 본격적인 소통 정치와 화합 행보를 예고했다.

박 전 대표는 쇄신파들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쏟아냈던 ‘불통’에 대한 원성에 적극 해명했다. 박 전 대표는 “의총이 열리는 동안 의견교환이 활발하게 이뤄지는데 (제가 쇄신파들의) 전화를 받고 만나서 얘기를 하면 이게 제시하는 것 같이 잘못 오해받을 수도 있어서 의총 기간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가만히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의총이 있기 전에는 연락해서 만나고 전화통화도 했다”면서 ‘불통’ 이미지를 씻어내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박 전 대표는 15일 의원총회 참석도 약속했다. 회동에 참석했던 권영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내일 의총 나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소통으로 갈 것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동을 놓고 당내에서는 친박근혜계와 쇄신파 간 오해와 반목으로 좌초될 뻔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마지막 고비를 박 전 대표 특유의 리더십으로 풀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에선 그간 무대 뒤에 있던 박 전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많다. 일단 박 전 대표는 의총에서 주로 의원들의 의견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상임전국위원회와 19일 전국위원회에서 실질적인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정국 구상을 마무리한 뒤 비대위가 공식 출범하면 직접 쇄신 구상과 비대위 운영 방향 등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쇄신 방향과 ‘박근혜식’ 인사 스타일을 확인하게 될 것이란 점에서 비대위의 구성에 시선이 쏠린다. 박 전 대표 주변에서는 참신하면서도 보수 정당의 개혁을 이뤄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인물들이 대거 포진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무엇보다 당이 박 전 대표의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면서 친박계 해체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계 핵심 인사는 “친박들은 이제 2선으로 물러나야 하고 비대위에 들어가선 안 된다”면서 “이를 통해 친박, 친이 없이 가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의원들이 박 전 대표를 에워싸고 있어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그간의 당내 불만을 비대위 구성을 통해 일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가 그동안 ‘공적 시스템’을 통한 당 운영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비전은 비대위 명의의 로드맵을 통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친박계 인사는 “내가 이렇게 갈 테니 따라오라는 일방적인 방식이 아니라 비대위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 방향을 제시하는 쌍방향 운영 스타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