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우리 경제 밑거름 만든 분인데”… ‘철인 박태준 회장’ 빈소 조문 행렬

입력 2011-12-15 01:00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는 14일에도 각계인사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후 4시37분쯤 빈소를 찾아 “지난여름 만났을 때만 해도 건강했고 또 보기로 했는데 이렇게 가셔서 아쉽다”며 “우리 경제가 잘 살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드신 분인데 이렇게 아까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유족들에게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셨고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이라며 “각계각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장으로 결정했으니 큰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 대통령의 조문 직전인 4시35분쯤 빈소를 찾아 “박 명예회장은 우리나라 제철산업 발전에 기여한 분으로 우리 경제에 큰 족적을 남기셨다”며 “깊은 애도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빈소로 들어가고 박 전 대표가 나오면서 두 사람은 잠시 악수를 했다.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김황식 국무총리와 박희태 국회의장,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의 조문도 줄을 이었다. 김 총리는 “국민은 고인의 업적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섭섭하지만 국민이 애석하게 생각하니 유족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강철의 이미지를 갖고 계시지만 따뜻하게 세상을 품어 안을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며 “저처럼 비영리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도 교류할 정도로 넓은 품을 가지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회장 등 재계 인사들도 조문행렬에 동참했다. 이 사장은 “스티브 잡스가 IT업계에 끼친 영향보다 박 회장께서 우리 산업·사회에 남겨준 공적이 몇 배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소설가 조정래, 법륜스님과 영화배우 신성일씨 등 학계·문화계·종교계 인사도 빈소를 찾았다. 올해 2월까지 포스코 사외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안 원장은 “포스코가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큰 기여를 한 의미 있는 기업이고, 박 회장께서 그 초석을 닦으셨다”며 “별세 소식에 큰 슬픔을 느꼈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 싶다”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씨도 조문했다.

박 명예회장의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이날 구성된 장례위원회는 박준규 전 국회의장과 황경로·정준양 전·현 포스코 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고재청 전 국회부의장, 허창수 전 전경련 회장, 소설가 조정래, 박찬모 전 포스텍 총장, 손지열 전 대법관 등 5명이 부위원장을, 곽선희 소망교회 원로목사 등 52명의 인사가 고문·장례위원을 맡는다.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예배는 17일 오전 7시, 영결식은 오전 9시30분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 영결식장에서 거행된다. 장지는 대전 현충원과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 중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사회장은 국가와 사회에 공적을 남긴 저명인사가 사망했을 때 사회 각계 대표가 자발적으로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치르는 장례의식이다. 정부는 고인에게 청조근정훈장을 추서키로 했으며 장례비용을 보조키로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