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투타 보강 독수리 높이날고 뒷심 키운 거인 가벼운 발걸음… FA이동 일단락
입력 2011-12-14 18:22
올 시즌 처럼 드라마틱한 스토브리그는 여태껏 없었다. 실력과 상품성을 겸비한 선수들의 이동으로 내년 프로야구 판도는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구단은 한화다. 만년 하위팀 한화는 일본에서 유턴한 김태균에게 연봉 15억원이라는 국내 역대 최고 연봉을 안겨주며 데려왔다. 30홈런과 100타점이 가능한 김태균의 가세로 한화는 김태균-최진행이라는 강력한 중심타선을 보유하게 됐다. 김태균은 “최진행과 70홈런을 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한화는 여기에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영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한화는 메이저리그 124승에 빛나는 박찬호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팀 마운드의 수준을 한 층 높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여기에 한화는 FA로 송신영까지 데려와 지난해보다 한 층 더 안정된 불펜을 보유하게 됐다.
간판타자 이대호의 일본 진출로 가슴앓이했던 롯데는 ‘여왕벌’ 정대현을 잡으며 일약 우승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뒷문이 약한 팀이다.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도 약한 불펜 때문에 승리 문턱에서 좌절의 눈물을 흘린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임경완을 SK에 내줬지만 이승호-김사율-정대현으로 이어지는 조합은 막강 불펜으로 유명한 삼성과도 맞먹는다는 평가다. 다만 타선의 핵 이대호와 에이스 장원준이 전력 이탈한 것은 아쉽다.
삼성은 올 시즌 FA로 이득을 보지 못했지만 이승엽이라는 ‘국민타자’를 얻었다. 두터운 마운드에 비해 공격력이 다소 떨어지는 삼성은 이를 통해 이승엽-최형우-박석민으로 이어지는 최강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삼성은 또 이번 FA시장에서 단 한 명도 전력이탈이 없어 지난 시즌 우승전력이 고스란히 살아있기 때문에 한국시리즈 2연패 가능성이 벌써부터 예상되고 있다.
KBS 이용철 해설위원은 “한화는 특유의 끈끈한 야구에 공격·수비력도 보강돼 올 시즌보다 좀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롯데는 100타점 타자와 15승 투수의 공백을 감독이 어떻게 메꾸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실제 가장 전력보강을 잘 한 팀은 삼성”이라며 “기존 우승 전력에 이승엽이라는 걸출한 타자를 보유해 내년에도 큰 위력을 보여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