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유출 해역 중금속 오염 심각

입력 2011-12-14 18:16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사고해역 인근 주민의 건강상태가 폐금속광산 지역 주민보다 더 심각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14일 태안환경보건센터가 공개한 ‘방제지역 주민 건강영향지표 추적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11월 태안 방제지역 주민 271명의 소변에서 측정한 말론디알데하이드(MDA) 농도는 평균 2.40μmol/g-크레아티닌으로 폐금속광산 주민보다 1.5∼2배 높았다. 공단 인근 주민보다는 3배가량 높았다. 2006년 조사한 시화·반월공단 주민의 평균 농도는 0.72μmol/g-크레아티닌이었다. MDA는 세포막의 지질과 활성산소가 반응해 만들어지는 지질과산화물로 세포와 조직에 염증이 일어나는 산화스트레스 지표로 쓰인다. MDA는 그 자체로 세포막과 DNA에 장애를 주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해 조사 결과 또 다른 산화스트레스 지표로 DNA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8-하이드록시-2'데옥시구아노신(8-OHdG)의 농도 역시 5.61㎍/g-크레아티닌으로 폐금속 광산주민(2.78㎍/g-크레아티닌)이나 호흡기질환자(3.08㎍/g-크레아티닌)의 2배 수준이었다. 특히 시간이 지나도 사고해역 인근 주민의 건강상태가 크게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태안환경보건센터는 “산화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면 면역체계 이상을 가져오거나 심하면 암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며 “사고 초기에 나타나지 않은 영향이 나중에 나타나는 것을 예측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접근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