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수뇌부, 베트남·미얀마 방문… 美에 대응 영향력 유지 포석

입력 2011-12-14 18:17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다음 주 각각 베트남과 미얀마를 방문할 계획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특히 시 부주석은 차기 주석 직에 오르기로 돼 있다는 점에서, 원 총리는 최근 미국과 가까워지고 있는 미얀마에 대한 ‘관리’에 나선다는 측면에서 대내외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베트남과의 남중국해 분쟁 해결,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 유지 중 어느 것도 미국의 존재를 무시하고는 논의할 수 없는 사안이다.

시 부주석은 오는 20일부터 사흘 동안 응웬 티 도안 부주석 초청으로 하노이를 방문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일부 관측통들은 시 부주석의 베트남 방문을 2001년 4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부주석이 하이난다오(海南島) 상공에서 미국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가 충돌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양국 간 군사 대치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던 상황에 비유하기도 한다.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다른 고위 지도자가 아닌 시 부주석을 보내는 것은 그 배경에 특별한 고려가 숨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 총리는 다음 주 메콩강 국가정상회의 참석차 미얀마를 방문한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이번 방문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미얀마와 미국 간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된다는 의미가 있다. 중국은 미얀마의 오랜 군부 통치 기간 후원자 역할을 했으며 에너지를 비롯한 각종 자원 개발, 사회간접 자본 건설 등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