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따라 골라 즐기는 ‘호두까기 인형’… 크리스마스 시즌 공연 풍년

입력 2011-12-14 21:27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올해도 ‘호두까기 인형’ 풍년이다. 연말을 앞두고 내로라하는 발레단 등이 앞다퉈 ‘호두까기 인형’을 내놓고 있는 것. 공연마다 서로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어 관객들은 취향에 따라 골라볼 수 있다.

망가진 호두까기 인형과 소녀 클라라의 꿈이라는 줄거리는 대동소이하지만, 공연의 성격은 각 발레단의 성격만큼이나 다르다. ‘호두까기 인형’의 안무 버전 자체가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의 원전을 바탕으로 조지 발란신·유리 그리가로비치·바이노넨 판 등 유명한 것만 10여개에 이르는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29∼31일 경기도 고양어울림누리에서 공연되는 서울발레시어터의 ‘호두까기 인형’은 이 발레단 안무가인 ‘제임스전 버전’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고전 고증에 공들이면서도 과감히 순서를 뒤바꾸고 템포를 빠르게 구성하는 등 관객 눈높이에 맞춘 해석을 선보일 예정. 공연 중간에 한국 무용이 등장하기도 한다.

국내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도 각각 ‘호두까기 인형’을 내놓았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그리가로비치 버전이다. 21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다. 목각 인형 대신 무용수가 직접 호두까기 인형을 연기하는 게 특징. 마임보다는 테크닉이 요구돼 무용수들의 기술적인 면모도 확연히 드러난다.

16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 올라가는 유니버설발레단 공연은 바이노넨 버전인데, 이 버전의 특징은 주인공 클라라의 꿈속에 요정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클라라가 성인이 돼 ‘눈의 요정의 춤’과 ‘사탕요정의 춤’을 직접 춘다. 환상적인 분위기 대신 사실적인 느낌을 준다.

3대 발레단 아닌 곳에서도 ‘호두까기 인형’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경기도 성남아트센터에선 애니메이션 ‘바비의 호두까기 인형’을 볼 수 있을 예정. 공연장 측은 “뉴욕발레단 주역 무용수들의 실제 움직임에 애니메이션을 입힌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의 거리공연 브랜드 ‘스탑 앤 리슨(Stop & Listen)’도 12월엔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무용·팝핀댄스 등 다양한 무용 퍼포먼스를 섞은 이 공연은 지난 9일부터 시작해 18일까지 서울과 부산에서 다섯 차례 공연을 한다.

이밖에 다른 장르로 새롭게 창작된 ‘가족뮤지컬 호두까기 인형’(31일까지 서울 번동 꿈의숲아트센터)과 ‘송승환의 명작동화뮤지컬 호두까기 인형’(17∼18일 부산MBC 롯데아트홀)도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