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프롤로그] 호모 헌드레드

입력 2011-12-14 18:00


#프런트의 구창모 기사를 읽으며 ‘가수란 참 좋은 직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직업인이 그렇게 오랜 공백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열렬한 리액션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신앙의 깊은 맛(?)을 본 그가 이제 찬양앨범도 준비 중이라니 기대가 큽니다.

구창모를 읽으며 임재범을 떠올렸습니다. 임은 지난주 한 TV프로에 나와 6년을 앓은 우울증과 생활고, 아내의 암투병 등 신산했던 가족사를 털어놓았습니다. 감동이 진했죠. 임재범도 신앙을 받아들인 뒤 우울증을 극복하고 멋지게 재기했습니다. 우리 모두의 삶도 마찬가지일 테죠. 삶의 궤적과 색깔은 다르지만 결국 하나님의 품으로 귀환할 때 ‘생의 방황’이 종료됩니다.

#요즘 ‘100세 인간’을 뜻하는 ‘호모 헌드레드’란 말이 자주 회자됩니다. 지난주엔 정부 11개 부처가 참여한 ‘100세 시대 종합 콘퍼런스’도 열렸습니다. ‘호모 헌드레드’ 시대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은 55세면 퇴직합니다. 그래서 100세가 축복이냐 재앙이냐는 논란이 한창입니다. 100세 시대를 슬기롭게 맞기 위한 노력이 사회적·개인적으로 절실합니다.

와이드 인터뷰석에 모신 ‘자원봉사의 대모’ 김옥라씨는 100세 시대의 ‘롤 모델’로 불릴 만합니다. 한국 사회에 그렇게 많은 족적을 남겼건만, 95세를 바라보는 지금도 새 일을 도모합니다. 더욱이 대학원에서 배움도 지속하고 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나이 탓을 하며 작은 도전도 주저하는 장년층에 큰 자극이 됩니다.

#일본에는 100세 현역이 많죠. 그중 한명인 시인 시바토 도료는 1년 전 이런 시를 썼습니다. “나 내년이면 100세가 돼. 더부살이 전쟁 결혼 출산 가난한 생활, 괴롭힘을 당하고, 고민하고 괴로운 일 슬픈 일도 많았지만 하늘은 꿈을 소중히 키우게 했고, 꽃은 마음에 부드러움을 품게 했고, 바람의 속삭임은 몇 번이나 나를 격려해줬어.” 끊임없는 도전, 배움, 나눔, 봉사, 사랑. 신앙, 긍정 마인드, 평생 현역정신, 좋은 생활습관…. 이런 것들이 장수의 비결 아닐까요.

박동수 종교기획부장 d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