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교사 특채 ‘바꿔치기’… 광주교육청, 채점표 조작 전교조 소속 합격시켜
입력 2011-12-14 17:59
광주시교육청이 공립학교 교사를 특채하는 과정에서 채점표를 조작한 사실이 교육과학기술부 감사결과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다.
14일 교과부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교사가 남아도는 사립학교의 교사들 중 공립학교에 근무할 교사를 특채하기 위한 공고를 낸 뒤 같은 달 22일 서류심사와 수업시연, 면접 등을 거쳐 3월 1일자로 광주 대광여고 교사 5명과 조대부중 1명 등 6명을 공립학교 교사로 임용했다.
광주 화정중학교에서 실시된 특채 전형에서는 중등교사 4명과 연구사 1명이 수업시연을 채점했고, 면접은 전·현직 교장 3명, 학부모 2명이 맡았다. 그 결과 전교조 소속 5명을 포함한 6명이 최종 합격했다.
그러나 지난달 교과부 감사에서 합격자 발표 직전 음악 과목 최종 합격자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뒤바뀌고, 모 학교 교사들이 경쟁률을 높이기 위해 ‘들러리’를 서 준 사실이 밝혀졌다. 또 학교법인에서 교사를 추천하려면 교육청 담당자와 사전 협의하도록 이례적 ‘단서조항’을 달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 밖에 시교육청이 당초 음악 과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김모 교사를 제쳐두고 심사위원을 재소집한 뒤 채점표를 다시 작성해 김 교사를 탈락시키고, 전교조 소속 다른 김모 교사를 최종 합격자로 결정한 사실도 적발됐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2일까지 종합감사에 이어 감사기간을 연장, 지난 5일부터 진행한 추가 감사에서 인사업무 담당자의 컴퓨터에 남겨진 기록을 통해 일부 점수를 조작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과부는 구체적 인사비리가 드러날 경우 관련 공무원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주변에서는 대광여고의 재단비리를 고발하고 교비횡령을 폭로한 이 학교 전교조 교사들을 구제하려고 무리수를 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 감사내용은 맞지만 채점표가 파쇄돼 사실관계가 규명되지 않았다”며 “감사결과는 내년에 발표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