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고용 쇼크… 은퇴자들은 ‘생계 전선’ 내몰려
입력 2011-12-14 21:44
2030세대 취업자 수는 감소세를 보인 반면 장년층 이상인 5060세대 취업자 수는 크게 늘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청년실업이 늘어나고 은퇴자들은 자영업으로 내몰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제의 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 취업자 수도 2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은 지난달 취업자가 2458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만9000명이 늘어났다고 14일 밝혔다. 올 들어 1∼11월 평균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만3000명 늘어 2004년(42만명) 이후 7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고용의 질과 내용은 좋지 않다. 우선 2030세대 고용 문제는 여전히 악화일로다. 20대의 11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4만명 감소, 7월(-5만1000명) 이후 가장 감소폭이 컸다. 30대는 올해 들어 취업자가 지난해보다 늘어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6.8%로 전년 동월보다 0.4% 포인트 늘어 전체 실업률(2.9%)의 감소세(-0.1% 포인트)와 대조를 이뤘다.
반면 50대 이상의 고용은 계속 상승세다. 50대 취업자는 지난달 31만2000명이나 늘었다. 올 들어 11월까지는 43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명 가까이 확대됐다.
60대 이상 취업도 크게 늘었다. 취업자 수는 지난달 21만8000명으로 늘어 1999년 11월(23만8000명)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월별로 60대 이상 취업자 수가 20만명을 넘긴 것도 7년8개월만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와 60대가 은퇴 후 음식·숙박업·도소매업 등의 업종에서 소규모 업체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럽재정위기 등 해외악재가 불거진 올해 8월부터 자영업자 수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내내 감소했던 자영업자 수는 8월에 전년 동월 대비 5만3000명이 늘어난 것을 비롯, 9월(8만8000명), 10월(10만7000명), 11월(13만5000명) 4개월 연속 급증했다. 이와 함께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 8만5000명 줄어들면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감소폭은 2009년 10월(-8만7000명) 이후 가장 크다. 지난해보다 자영업자가 급증하고 제조업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글로벌 재정위기로 우리 기업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실직 및 명예퇴직한 사람이 많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영업이나 고령층의 일자리 수 증가는 경기침체기에서 직업 안정성이 취약하다는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