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사촌처남 구속 수감… 檢, 제일저축銀서 4억 수수 혐의
입력 2011-12-15 00:53
유동천(71·구속 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구명로비 청탁 명목으로 수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처남 김재홍(72) KT&G 복지재단 이사장이 구속 수감됐다. 현 정부 들어 대통령 친인척이 구속 수감된 것은 2008년 8월 이 대통령의 사촌처형 김옥희씨가 사기로 구속된 이후 40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오전 10시30분부터 한 시간에 걸쳐 김 이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후 이날 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김 이사장이 2009년부터 유 회장으로부터 4억여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확인하고 지난 12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합수단은 유 회장의 진술을 바탕으로 주변 인물들에 대한 계좌추적 등을 통해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영장 발부를 자신했다. 김 이사장 측은 영장실질심사에서 금품수수 사실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없었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이 김 이사장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는 유 회장의 청탁이 실제 김 이사장의 행동으로 이어졌는지 규명하는 데 중점을 둘 전망이다. 구속영장 청구 전까지 김 이사장에 대한 알선수재 혐의 입증에 집중했다면 이후에는 제일저축은행 구명과 관련, 김 이사장이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확인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유 회장은 검찰조사 과정에서 김 이사장에 대한 청탁 당시 정황과 대상을 일부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회장이 김 이사장 외에 제일저축은행 구명 및 수사 무마를 위해 정·관계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하고 있다. 유 회장이 금융계 ‘마당발’로 알려진 만큼 평소 인맥을 형성한 업계 및 정·관계 지인들을 통해 제일저축은행에 대한 전방위 구명 로비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제일저축은행 영업정지 결정이 내려진 지난 9월을 전후해 로비 시도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