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한국바둑 차세대 주자는 누구?

입력 2011-12-14 18:55


2008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던 신인왕전이 KC&A(한국종합무역회사) 후원으로 3년 만에 부활했다. 입단 5년 이하만 참가할 수 있는 이번 대회에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입단한 46명의 기사가 출전했다. 상위랭킹 2명(강유택 안국현)은 본선시드, 나머지 44명이 예선전을 치러 8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본선은 각조 5명씩 양대 리그로 펼쳐지고, 각조 1·2위는 크로스토너먼트를 거쳐 결승 3번기로 초대 신인왕을 가리게 된다.

험난한 여정이지만 신인왕전은 갓 입단한 기사들에게 함께 경쟁하며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바둑을 사랑하는 애기가로 신예 기사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가 없음을 안타까워하던 KC&A의 지창수 회장은 “한 가지 취미는 한 가지 행복이라고 합니다. 바둑을 사랑하는 전국 애호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며 이번 대회를 후원했다.

신예 기사들이라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바둑계를 짊어지고 나갈 차세대 주자들인 만큼 시작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먼저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이슬아와 한국바둑리거 출신 김미리, 갓 입단한 김혜림이 출전해 여자 신예 기사들의 활약이 기대를 모았다. 또 지난 5월 13세 나이로 최연소 입단한 이동훈이 출전해 어느 정도의 성적을 보여줄지 관심이 주목됐다.

본선 A조 대결에서는 이동훈이 4전 전승을 거두며 1위를 확정지었고, 고참 신예인 안국현이 3승1패로 2위를 차지했다. B조에서는 랭킹시드를 받았던 강유택이 4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고, 김기원 안형준 박준석이 3자 동률로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박준석이 2위로 4강에 진출했다. 크로스토너먼트로 치러진 4강전에서는 강유택이 안국현을 꺾고 손쉽게 결승에 올랐고, 이동훈과 박준석의 대결에서는 엎치락뒤치락 승부 끝에 이동훈이 결승에 진출했다. 입단 이후 6개월 반만의 쾌거이다.

계산이 정확하고 후반에 강해 ‘리틀 박영훈’으로 불리는 이동훈 초단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상대는 강유택 4단. 최근 가장 촉망 받는 차세대 주자로 2007년 프로에 입단해 이번이 신인왕전 마지막 출전이다. 입단과 동시에 본선무대에서 활약했고 올해 십단전에서는 이세돌 9단과 결승무대를 펼치기도 했다. 1승 2패로 아쉽게 준우승을 했지만 그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결과였다. 또한 농심배 국가대표로 선발된 막강 신예기사이기도 하다.

대망의 결승 5번기 제1국은 지난 12일 열렸다. 강유택이 흑 불계승을 거둬 일단 기선을 제압했다. 2국은 15일 벌어진다. 어느 정도 프로세계에서 단련이 된 고참 신예가 우승할까, 아니면 최연소 천재 기사가 역전극을 펼쳐 우승할까. 이제 세간의 관심은 세계대회가 아닌 이번 신인왕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