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장세환 “불출마”… 486 출신 퇴진론도 급부상

입력 2011-12-14 18:13


이틀 전 정장선 사무총장에 이어 장세환(58·전주 완산을) 의원이 14일 내년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민주당 내 쇄신 바람이 멈추지 않고 있다. 당내에서는 호남 물갈이뿐만 아니라 및 과거 쇄신론의 단골 주창자였던 486(구 386) 정치인들의 퇴진 또는 희생론도 제기되고 있다.

장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은 새로운 가치를 원하는데 정치권은 이전투구만 하고 있다”며 “나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자 불출마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야권 통합 과정에서 선당후사 정신에 입각한 쇄신과 새로운 인물로의 과감한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언론사 기자를 거쳐 전북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하고 18대 총선 때 국회에 진출했다.

장 의원이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구 출신이어서 향후 ‘호남 물갈이론’을 재촉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인적쇄신 차원에서 호남 다선 의원들이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배하다. 물갈이 바람을 피하려고 호남에서 탈출해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옮기려는 이들도 적지 않다. 호남 출신 의원들도 이런 압력을 의식하고 있고 전남 고흥·보성이 지역구인 5선의 박상천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불출마 문제는 나 같은 사람들이 얘기해야지. 왜 의식 있는 사람들이 자꾸 하느냐”고 발언했을 정도다.

하지만 당내에는 특정지역 물갈이론이나 선수(選數) 또는 나이 문제로 퇴진론을 거론하는 일 자체가 옳지 않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전남 목포 출신인 박지원 의원의 경우 “상임위 활동이나 대여 투쟁을 박지원보다 더 열심히 한 의원이 누가 있느냐”고 ‘실적론’을 여러 차례 내세운 바 있다.

오히려 당 일각에서는 쇄신론을 가장 전면에서 주장하고 있는 486 출신 정치인들이 자기희생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핵심 당직자는 “486 정치인들이 자신들은 신(新)이라며 신구(新舊) 세대 교체론을 주장하면서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데 16대 총선에서부터 공천을 받은 486들이 19대 총선에서도 공천받으면 네 번째 공천을 받는 것”이라며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도 지금까지 네 번밖에 공천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내년 총선에 출마할 방침인 이인영 최고위원이나 우상호, 임종석 전 의원 등 민주당 내 대표적인 486정치인들이 19대를 포함하면 네 차례 공천을 받게 되고 정봉주 정청래 오영식 전 의원 등 다른 486들도 내년에 공천을 받으면 대부분 세 차례 이상 공천을 받게 된다. 특히 이들의 지역구가 대부분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어 상대적으로 ‘물이 좋은’ 지역구에 해당해 그동안 ‘486 기득권론’이 계속 확산돼왔다. 호남권의 한 의원은 “486들이 자기들은 늘 혁신의 주체이고, 피해자인 줄 안다”며 “현 민주당 쇠락에 486들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원외위원장들은 지난달 11일 통합 결의가 이뤄진 전당대회가 당헌 위반에 해당된다며 이날 ‘전대무효 가처분신청’을 서울 남부지법에 제출했다.

손병호 김원철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