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금열 대통령실장 예방받은 孫 대표 “MB, 언론 좋아하는데 왜 소통 안되나”

입력 2011-12-14 18:14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4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인사차 들른 하금열 신임 대통령실장을 통해서다.

손 대표는 국회 당대표실로 찾아온 하 실장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축하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하 실장이 방송사 정치부 기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안면이 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이 대통령이) 언론을 좋아하는데 왜 이렇게 언론과 소통이 안 되느냐”며 뼈있는 말을 내뱉었다. 손 대표는 하 실장과 동행한 김효재 정무수석이 “대통령께서 언론인들과 자주 만나 식사하신다”고 하자 “만나는 게 문제가 아니다. 기자들과 밥 먹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꺼림칙한 게 없도록 투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측근이나 친인척 비리 사건이 자꾸 나와서 국민도 불편하니 빨리빨리 정리하고 소통하는 게 좋다”고 했다.

손 대표는 또 “서민의 삶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빈부격차 해소가 잘 안되더라도 서민생활 대책만이라도 잘 세워서 나라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 실장은 “앞으로 국회와의 관계가 잘 되도록 심부름 열심히 하겠다”며 “말씀하신 것은 잘 귀담아 듣고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양측의 비공개 면담은 5분 정도 이어졌다. 손 대표는 김 수석이 국회 등원 시점을 묻자 “한·미 FTA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에 대한 후속 조치가 먼저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대답했다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이용섭 대변인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과 재협상을 하든지, 아니면 사퇴하든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