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행복으로 되돌아 옵니다-②신목종합사회복지관] “다정다감한 친구 생겼어요”

입력 2011-12-15 21:13


낯선 땅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친구가 생겼다. 서울 신정동 신목종합사회복지관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으로 주관하는 ‘다정다감’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결혼이주여성에게 한국인 멘토를 소개해 사회적응을 돕는 활동이다.

주부 성기숙(42)씨는 ‘다정다감’을 통해 베트남 친구 황피투이(39·여)씨를 만났다. 지난 1월 ‘다정다감’의 한국인 봉사자를 찾는다는 공고를 인터넷에서 보고 ‘멘토’로 지원한 덕이다.

성씨는 황피투이씨와의 첫 만남을 잊지 못 한다. 그는 “한국 남편과의 소통, 자녀양육 문제로 속병을 앓고 있었다”고 말했다. 황피투이씨는 3년 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딸이 세 살이다.

둘은 한 달에 1∼2차례 만나 명동과 동대문·남대문 시장에서 장을 봤다. 성씨는 “서울 지리를 익히게 하려고 일부러 번화가에서 만났다”면서 “한국말로 대화하면서 한국어도 가르쳐줬다”고 했다. 지난 10월에는 황피투이씨가 남편이 좋아하는 김치를 담그고 싶다고 해 만드는 법도 알려줬다. 동치미, 배추김치, 갓김치 등 처음 만드는 음식이었지만 황피투이씨는 곧잘 따라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황피투이씨는 가을쯤부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초승달 모양의 갈색 머리핀을 선물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둘은 지난 12일 동대문에서 만나 쇼핑을 했다. 황피투이씨의 딸 옷을 사기 위해서다. 이날은 ‘다정다감’의 마지막 활동이어서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다정다감’ 사업은 1년씩 갱신돼 내년이면 새로운 봉사자와 이주여성이 참여한다. 성씨는 “한국에 완전히 적응할 때까지 멘토로 함께하고 싶은데 아쉽다”며 “내년에는 자원봉사자로서가 아니라 친구로 만남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올해 ‘다정다감’ 프로젝트로 만난 ‘짝꿍’은 16팀이다. 신목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앞으로 언어지원, 가족교류 등 이주여성의 정착지원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