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공공기관 채용 51%증가 전망은 꼼수
입력 2011-12-13 18:36
정부가 1년 전에 밝힌 올해 예상치를 기준으로 내년 공공기관 신규채용이 무려 5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터무니없는 숫자놀음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공공기관 신규채용’ 계획을 통해 “올해 계획치 9538명에서 내년에는 1만4452명으로 51.5% 증가될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이는 전날 재정부가 ‘2012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40% 증가율(실적예상)을 발표한 데 이어 하루 만에 11.5% 포인트나 뛴 계획예상치를 재차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제시된 통계 수치 자체가 자의적인 측면이 강하다. 재정부 자료를 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확인된 공공기관 채용인력은 이미 9834명이다. 4분기 채용인력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3분기보다도 적은 수치(9538명)를 기준점으로 제시한 것 자체가 규모 부풀리기를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올해 실적치 1만400명도 3분기보다 고작 600명 늘어난 데 그쳤다. 추세로 보면 올해 채용 규모가 1만1000명을 넘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재정부는 주요 공공기관별 신규채용 규모에서도 기업은행에 대해 올해 200명에서 내년에 598명으로 무려 199% 인력을 확충할 것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 기업은행 실제 채용 규모는 4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경제계에서는 정부의 공공기관 채용 규모 확대 전망이 일종의 ‘채용 부풀리기 꼼수’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재정부의 예측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도 경제상황 면에서 무리한 전망이라는 평가다. 지난해의 경우 성장률이 6.2%였고 전년도 경기침체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공공기관 채용인력이 2009년 8556명에서 1만116명으로 18% 늘었다. 경기 활황기에도 채용 증가율이 20%에 못 미쳤는데 정작 내년 성장률이 3.7%로 예상된 경기침체기에 50% 이상 늘어날 것이란 예측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재정부 이준균 공공정책국 정책총괄과장은 “경제활동 인구에서 공공 부문 인력 비중은 1% 수준에 그쳐 확대 여지가 있다”며 “청년실업을 정부가 나서 타개하려는 정책의지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