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아내 아파 저금통 훔친 20代… 경찰 “딱하긴 한데…”
입력 2011-12-13 18:13
만삭인 아내를 돌보기 위해 자신이 일했던 식당에서 저금통을 훔친 남편이 쇠고랑을 찼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 5일 오후 10시40분쯤 생활비가 떨어지자 잠시 일했던 서울 미아동의 한 중국음식점에 들어가 20만원이 든 저금통을 훔쳐 달아난 혐의(절도)로 문모(22)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신 8개월의 아내를 둔 문씨는 배달원과 건설현장 일용직 등으로 생계를 이어오다 경기불황과 추운 날씨 때문에 일거리가 없어지면서 생활비가 바닥났다. 더욱이 출산을 앞둔 아내가 통증을 호소하자 자신이 1주일쯤 근무했던 중국음식점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문씨는 경찰 조사에서 “임신한 아내가 갑자기 아프다고 해 충동적으로 돈을 훔쳤다”며 “구속되면 아내를 돌봐 줄 사람이 없어 곤란하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문씨에게 딱한 사정이 있지만 동종 전과가 있는데다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을 저질러 구속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