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정부 시위 격화, 기독인에 ‘불똥’

입력 2011-12-13 18:40

시리아의 시위 소용돌이 속에 현지 기독교인의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미국 오픈도어선교회(오픈도어)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향한 반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시리아 기독교인들은 미래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 속에 떨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시리아 기독교인들은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이 세력을 확장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가 정든 고국을 떠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오픈도어는 전했다.

시리아 기독교인들은 혼란한 정국 속에서 표적이 되고 있다. 현 대통령의 부친인 하페즈 알 아사드 전 대통령 당시만 해도 혹독한 독재체제 속에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기독교 공동체는 그런대로 안정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시위 정국은 종교적 갈등을 유발시키면서 기독교인들이 애매한 고난을 당하게 했다.

오픈도어는 홈즈의 경우 정부군이 철수한 이후 수니 무슬림들이 거리를 장악했으며 일부 과격주의자들은 교회를 공격, 교회 물건을 훔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여성들에 대한 납치와 강간, 살해 사건도 발생해 기독교인 여성들의 경우 지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오픈도어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면서 비교적 안정감을 누려왔던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당하는 것과 동일한 현상이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전 세계 기독교인들은 고국을 등지려는 시리아 기독교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현재 시리아에는 150만명의 기독교인이 있다. 그 가운데 10만명은 이라크 전쟁으로 피신한 이라크 기독교인 난민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