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회색하늘로 온 겨울

입력 2011-12-13 18:39


겨울이 회색 하늘로 찾아왔습니다. 높고 맑은 가을 하늘은 겨울 추위가 오기 전 시린 마음들을 감싸주려는 거위 털처럼 회색빛으로 내려왔습니다.

겨울철 회색 하늘은 마음을 돌아보게 합니다. 가을 하늘이 하늘을 보는 창과 같다면 겨울이 오는 회색 하늘은 거울과 같이 느껴집니다.

겨울을 맞이하는 숲은 벌써 나뭇잎을 다 떨어버리고 가지 사이로 들려줄 겨울바람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숲은 먼저 겨울을 어떻게 맞이하는지 지혜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발자국마다 들려오는 낙엽 소리를 통해 회색 하늘은 늘 같이 있는 존재에 감사를 전해야 추위를 이겨나갈 수 있다고 가르치는 것 같습니다.

회색 하늘은 인생의 시린 추위를 이겨내야 할 영혼을 위해 더 가까이 내려온 것 같습니다. 겨울에는 곁에 있는 하늘과 바람언덕, 기도원의 빈 복도로 들어오는 겨울 햇살도 가까이 해야 한다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회색 하늘을 보면 ‘하늘은 언제나 우리 곁에서 함께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먼저 내려온 회색 하늘이 있기에 겨울 추위 같은 시련도 이겨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배성식 목사(용인 수지영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