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갑부 대선출마… 푸틴에 도전장

입력 2011-12-13 18:05

러시아 억만장자 미하일 프로호로프(45)가 내년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에게 도전을 선언했다고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프로호로프는 지난 3월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러시아 세 번째 부자로 꼽은 사람이다. 재산이 180억 달러(약 20조8000억원)에 이른다. 미 프로농구팀 뉴저지 네츠의 구단주다.

프로호로프는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중산층을 대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사회가 깨어나고 있다. 시민과 대화하지 않는 정부는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옥될 위험도 각오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정계는 요인 암살과 투옥이 빈번하다.

여론의 반응은 엇갈렸다. 러시아의 한 칼럼니스트는 “최악의 옵션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미 CNN 방송은 “프로호로프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대통령이 될 사람은 푸틴이 유일하다’고 블로그에 적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 정권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금융 광물 부동산 첨단기술 등 분야에서 사업을 키워왔다. 부정선거 논란 정국에서 여론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푸틴 측의 술책이라는 의견도 있다. 미혼인 프로호로프는 정치 경험이 거의 없고 여자관계가 복잡해 별명이 ‘플레이보이’다.

이와 함께 알렉세이 쿠르딘 전 러시아 재무장관도 창당을 선언했다. 지난 9월 푸틴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 사이 자리 맞바꾸기 계획에 반기를 들었다가 정부에서 쫓겨난 인물이다. 그 역시 폭넓은 자유를 희망하는 중산층의 민심을 받들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 10일 부정선거 규탄 시위 장소인 모스크바 볼로트나야 광장 상공에 미확인물체가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일부 외신은 이 비행체가 시위대를 감시하는 데 쓰이는 첨단 무인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위대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비행체는 다리로 보이는 5개의 장치가 달려 있고 푸르고 붉은빛을 냈다.

미 매체 인포워즈는 다리가 4개 달린 감시용 무인 헬리콥터의 사진을 공개하고 모스크바 상공의 비행체가 이와 비슷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