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생적 피감자’ 스마트 폰… 위치정보 노출 없인 통화·검색 곤란
입력 2011-12-13 17:47
감시산업의 발달은 스마트폰 사용 확대와 밀접히 관련돼있다. 최근엔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1억5000만대에 감시 소프트웨어가 설치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른바 ‘캐리어IQ’라는 숨겨진 소프트웨어가 통화 및 문자메시지 기록을 통신회사에 전송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 프로그래머가 지난달 유튜브에 관련 동영상을 공개해 문제가 불거졌다. 여론의 첫 반응은 분노였다. 미국에서는 이동통신사와 휴대전화 제조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도 캐리어IQ 설치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알 프란켄 미 상원의원은 어떤 자료를 수집했는지 밝히라고 캐리어IQ 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과잉반응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미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최근 “캐리어IQ는 통신이용에 관한 일종의 진단 도구일 뿐이다. 통신사들이 이를 사용한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개인정보를 저장하거나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게 아니라는 캐리어IQ측의 해명과 같은 맥락이다. 캐리어IQ 측은 “문자메시지가 제대로 전송되는지, 응용프로그램이 배터리를 얼마나 닳게 하는지 등을 진단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라고 주장한다.
캐리어IQ측의 해명이 맞더라도 스마트폰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스마트폰의 본질적 특성 때문이다. 폭스뉴스는 위치정보 추적은 모든 스마트폰와 무선통신의 본질적 특성이라고 말했다. 사용자의 위치정보가 노출되지 않으면 아예 전화를 걸 수 없고, 주변 정보 검색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와 응용프로그램의 개인정보 취득 능력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페이스북의 경우 어떤 방법으로 ‘알 수도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지 아직 뚜렷하지 않다. 각종 앱(app)이 이용자의 정보를 어느 수준까지 빼내가는 지도 현재로서는 정확하지 않다. 개인정보보호 전문가들은 앱을 통해 획득된 개인 정보는 대부분 각 기업의 마케팅 자료로 활용된다고 보고 있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