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통합세력’ 몰매 맞는 박지원 수습노력에도… 주변선 “버스떠났다”

입력 2011-12-13 18:22

민주당 박지원 의원의 당내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가을까지만 해도 가장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였으나 통합논의와 지난 11일 임시 전당대회 과정에서 ‘반통합파’로 낙인이 찍히면서 당 안팎의 몰매를 맞고 있다.

박 의원을 지지하는 의원 모임인 ‘수요회’ 멤버들은 13일 여의도에서 조찬모임을 갖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모임에는 박 의원을 포함해 18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적지 않은 숫자이나 박 의원이 손학규 대표 등 통합파와 대립하기 전 참석자가 20명을 훌쩍 넘었던 것에 비하면 세가 줄었다는 평가다.

참석자들은 모임이 끝난 뒤 “통합 의결 과정에서 정족수 문제가 있지만 당론으로 결정된 사항인 만큼 전대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정족수 문제로 법정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설득해 소송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모임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주변에서 박 의원과 거리를 좀 둬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들을 하고 있다”며 “당 대표 당선이 어려워 보인다”고 우려했다.

특히 박 의원은 연루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당내에는 전대에서 벌어진 폭력 사건을 ‘제2의 난닝구 사태’로 규정짓고 배후에 박 의원이 있다고 의심하는 이들이 많다.

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제가 겉으로는 통합에 찬성한다며 실제로는 다르게 행동하는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며 “누구보다 먼저, 가장 강력하게 통합을 주장해 온 저의 진정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또 “전당대회로 모든 논란은 끝났다”고 했다. 반통합파라는 멍에를 계속 짊어질 경우 내년 초 치러질 통합정당 지도부 경선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반통합세력으로 몰리고 있어 당혹스럽다”며 “경선과정에서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수습 노력을 놓고 당내에서는 “이미 버스 떠난 뒤”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친노세력과 486그룹의 비판이 특히 거세다. 이들은 “선거는 해보나마나다” “박 의원은 3등도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한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