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비엔나 커피숍 생겼다는데… 한잔 값이 근로자 일당 3일치
입력 2011-12-13 18:21
최근 평양에 비엔나 커피숍이 문을 여는 등 북한에 서구 문물이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13일 “외국 기업이 북한과 합작으로 평양에 프랜차이즈점을 열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에 피자와 스파게티, 포도주 등을 판매하는 서양식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가 등장한 것은 2000년 이후다. 특히 2002년 일부 시장경제 기능을 도입한 ‘7·1 경제관리 개선조치’가 취해진 뒤 국제기구 및 외국 회사와의 합작으로 서구식 레스토랑 설립과 운영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이런 시설은 일반 주민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10월 말 평양 김일성광장 옆 조선중앙역사박물관 내에 문을 연 비엔나 커피숍의 커피 한 잔 가격은 2유로(북한돈 약 260원)로 평균 3000원인 평양 노동자 월급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 대북 소식통은 “값이 비싸 일반인은 가기 어렵고 당 간부와 외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미용실, 사우나, 수영장을 갖춘 초호화 레스토랑이 평양에 문을 열었고, 싱가포르와 합작한 평양 햄버거 가게 ‘삼태성청량음료점’은 분점까지 냈다. 특이한 점은 북한 햄버거 가게에선 소주도 판다고 한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2곳도 성업 중이다. 지난해 개점한 보통강백화점은 지난 2월부터 샤넬, 아르마니 같은 해외 명품 판매를 시작했다.
북한은 영어 교육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영국문화원은 2002년 이후 김일성대, 평양외대, 김형직사범대에 강사를 파견해 영어 교수법을 지도하고 있다.
이흥우 선임기자 hwlee@kmib.co.kr